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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May 11. 2024

선생님, 애벌레 똥싸요.

나비가 되려면 쉬지 않고 먹고 자야해!

"선생님, 애벌레 똥싸요!" 쉬지 않고 실시간 중계방송을 하는 아이들.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있는 방충망이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또 나비가 되기까지 하루 종일 하는 일이란 먹고, 자고, 똥을 싸는 일이다. 친구들, 우리도 잘 먹고, 잘 자고, 화장실도 잘 가야 한단다. 공부보다 천만 배 더 중요해.

날마다 학교에 오면 제일 먼저 달려 가는  곳,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있는 방충망이다. 케일을 좋아하는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위하여 이파리 가득한 화분 두 개를 준비했다.


3학년 어린이들은 과학시간에 곤충의 한살이를 배운다.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며 그 신비함을 경험하는 것이다.

친구들 안녕? 난 애벌레야. 사육장을 툭툭 치지 말고 부디 눈으로만 예뻐해 주길 부탁해.

금요일 오후 아이들이 모두 하교한 시간, 방충망에 새로운 손님이 등장했다. 녹색 애벌레가 번데기 상태를 거쳐 이렇게 예쁜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말리기 위해 쉬고 있는 기특한 우리의 나비. 주말 지내고 오면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한 우리의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보고 아이들이 얼마나 감격할지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난다.

기다림의 시기를 지나 번데기에서  나비가 된 애벌레를 보며 생각한다. 시간이 들더라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어 보자.  번데기처럼 눈앞에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너무 속상해하지 말자. 애벌레, 번데기의 시기를 겪고 있는 나비 꿈나무들, 우리 모두 힘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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