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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 지하철 외선순환 한 바퀴를 돌던 날

목표를 찾아보는 나의 토요일

by 마고캐런




주중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 움직인 토요일.


일 년에 몇 번 가지도 않는 강남구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아니 서울에 25년 이상 체류하는 동안 토요일 아침부터 카페로 사람만나러 가는 건 처음이다.


9시부터 미팅인데 3분 전 도착. 얼그레이를 들고 오늘의 주제에 맞는 대화를 시작한다.


12시 전에 이미 정수리로 김이 오르고 뇌 작동이 삐걱거린다. 그래 내 정신력은 3시간이면 충분한데 이제 쉬어야 할 타이밍이야.


머리를 두드리며 커피숍을 걸어 나온 건 1230.



배꼽시계는 점심을 부르고 몸도 기운이 없다.


과거에 쓴 글을 버려라 모두 쓰레기다

매일 한 권의 책을 써라

꼰대의 무게를 없애고 글에 힘을 빼라


코칭 전문가와 나눈 오전의 대화가 머리를 울린다.


전철을 왔던 방향과 다른 방향에서 타면 오늘 하루 나의 동선은 서울지하철 2호선을 정확히 한 바퀴 돌아다닌 것이다.


어느덧. 잠실나루


지하철은 지상으로 올라와 희뿌연 가을 하늘을 보여준다


지금 나는 무슨 방황을 하고 있가?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

내가 하려는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역삼역 입구에서 20% 할인하는 샌드위치 한 개 먹고 오후의 목적지인 이대역으로 가고 있다.


나의 하루

나의 기억

나의 기록


탈 때와 달리 텅 빈 지하철의 여백처럼 이제 채움이 아닌 나에게도 비움이 필요할 때다. 내 상황과 상관없이 배는 고프고 기력이 떨어져서 내리자마자 나는 원하는 것으로 배를 채울 것이다.


토요일의 일상.

다이나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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