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마음을 위한 소식지, 누스레터입니다.
지난주까지 총 세 번에 걸쳐서 ADHD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얼마 간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감정은 정신 건강을 말할 때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이지요.
(* 학문적으로는 감정, 정서, 기분, 느낌 등의 용어들을 엄격하게 정의하고 구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스레터는 논문이 아니므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혼용하여 사용하겠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느낌"은 좀 더 신체적인 감각을 나타내는 말로 자주 쓰입니다.)
상담 센터나 정신과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저마다 골칫거리를 들고 오십니다.
-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 사는 게 의미가 없어요. 희망을 다 잃었어요.
- 화딱지가 나서 미치겠어요. 어떻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망신을 줄 수가 있죠?
- 더러워서 못해먹겠어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려요.
- 그가 너무 보고 싶어요.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파요.
무기력, 무망감, 분노, 수치심, 경멸, 혐오, 상실감, 슬픔… 듣고 보면 대부분 감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감정에 대해 서슴없이 말하면서도, 감정을 제대로 알기란 어렵습니다. 망신을 당해서 화가 났다는 사람에게 “수치심"을 느꼈냐고 질문하면 아마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할 거예요.
제가요? 창피요? 아니요.
제 앞에서 잘난척하며 저를 깎아내리는 그 인간이 우스웠어요.
그래서 화가 났다니까요?
감정은 너무나 친숙하기에 잘 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식의 자신만만함이 도리어 맹점으로 작용하지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만을 알아차리기도 어려워요.
감정은 지능, 이성, 사고에 비해 왠지 열등한 느낌이라 깊게 파고들기엔 살짝 자존심이 상하기도 합니다. 감정에 충실하면 “어른답지 못하다, 남자답지 못하다, 성숙하지 못하다, 나약하다”라는 낙인이 찍힐 것만 같지요. 때로는 감정을 직면했다가는 간신히 붙들고 있는 정신줄을 놓칠 것 같아 두렵기도 해요.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우리는 감정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절대, 알지도 못하는 것의 주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 감정 이야기, 곧 시작합니다.
p.s/ 정신 건강에 대해 궁금하신 점을 댓글로 적어주시면 누스레터로 답해드립니다.
누스 레터(nous*-letter)는 마음의 전문가** 누스가 보내는 소식지입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매주 브런치 스토리 매거진에 연재하며, 네이버 블로그에 공유합니다.누스와 함께 건강한 마음의 태도를 만들어보세요.
* Nous는 그리스어로 정신, 마음의 태도를 뜻합니다.
** 보건복지부 공인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한국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