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라도 될걸 그랬어.

똥이 어때서?

by 월하수희

너 배가 왜 아픈 줄 알아?


그거 똥이 나오고 싶어서 그래


너 똥이 왜 나오고 싶은지 알아?


그렇게라도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싶어서 그래.


자기들도 한때는 거창한 이름도 있었고 몸값도 꽤나갔거든, 사진도 찍히고 SNS에 자랑거리가 되기도 했고 말이야.


그런데 어느 틈에 누구 주둥이로 들어가 원치 않은 것들과 섞여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렸어.


거기다 신입들은 자꾸 밀고 들어오지 꽉 막힌 선배들은 지 자리 보전 하겠다고 똘똘 뭉치지.


오도 가도 못하는 컴컴한 어둠 속에 갇혀서 숨도 못 쉬고 미칠 지경이지.


그러면 이제는 그냥 지가 뭐가 될지 대충 예상이 되지만 그렇게라도 바깥세상에 나갈 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이 있다면 그거라도 되려는 거야.


그래! 그렇게 이름이라도 하나 건져서 세상밖으로 다시 나온다면 아무렴, 천 번 만 번 그게 낫지.


그 컴컴한 곳에 있다가 어느 틈엔가 또 산산이 부서져 나도모를 누구 몸에 붙어서 그저

그 누군가가 죽도록 없애고 싶은 세상천치 원수 같은 '지방덩어리'라는 복수의 이름은 갖기 싫거든! 그거보다야 똥이 낫지,

암,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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