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리고 가을

-광야의 눈물-

by Ello

모든 이의 비가 쏟아져

침묵으로 가득 찬 세상에는

곡소리가 들려온다


슬픔의 가뭄이 찾아와

이제 괴물들만 사는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려야 하나


광야의 눈 뜬 소경이 된 그들은

돌로 빵을 만들어 먹는다네


모든 이들의 비가

모든 이들의 피가

모든 이들의 눈물이


인적 없는 황무지에

가득 튀어올라

홀연히 자취를 감추네


무한의 탐욕이 대지의 신음을 삼키고

창공의 곡소리를 들으며 기운을 차리는데


누구보다도 작아진 나는

갈라진 새벽 위에

녹색의 잎새를 그려 넣고

그 위에 눈물을 뿌려볼

작은 용기만이 남아있노라


내가 그려 넣은 잎새를 보고

이른 새벽 유일하게 눈을 뜬

그 누군가가 봄을 떠올리면

나는 작은 손뼉을 쳐야지


메마른 대지위에서

어둑한 하늘의 빗방울 아래서 나는

큰 웃음을 토하고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추다

축축한 옷을 입고

조용히 울다 시들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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