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집으로 발령나다

2. 새로운 업무 ‘전업아빠’의 시작

by 풍경소리
​​봄이 오듯 생명이 오고, 계절이 변하듯 육아도 변한다

겨울에 휴직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봄이 다가왔다. 계절이 바뀐 것처럼 나의 환경도 달라졌고, 내게도 새로운 생명, 딸이 찾아왔다.

아들과의 두 달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다. 아들과의 첫 만남도 아빠인 내가 진통의 순간부터 함께했던 덕분에 더욱 특별했는데, 딸과의 만남 역시 그 시작부터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

어떤 일이든 처음은 어렵고 당황스럽고 힘든 법이다. 그렇다고 두 번째 경험이 항상 쉽고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둘째 출산 역시 처음과 같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다가왔다.

둘째의 진통이 찾아오던 날


그날 아내는 출산 예정일이 임박한 상태였다. 아들과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뒤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저녁을 함께 먹으러 갈지 고민하다 결국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내는 “오늘 뭔가 배가 묘하게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이야기했고,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다독였다. 하지만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저녁, 나는 아들을 재우며 나도 잠시 눈을 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가 내 발을 흔들었다.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아내의 말에 나는 재빨리 친정어머니께 연락을 드렸고, 어머니를 모셔 아들을 맡겼다. 그 후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들은 전부터 “엄마 아빠가 없으면 동생 낳으러 간 거니까 할머니랑 잘 지내야 해”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해둔 덕분인지 상황을 침착하게 받아들였다.

아빠의 책임감, 두 번째 감격

병원에 도착한 뒤, 아내의 진통은 무려 12시간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아침, 마침내 내 품에 딸이 안겨졌다.

이 순간 느낀 감격과 책임감은 첫째 때와 다르지 않았다. 출산이란 결코 익숙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내가 출산하기 전까지 아내의 몸 상태와 아기의 상태를 걱정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딸이 태어나던 순간, 아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직접 탯줄을 자르며 아내와 아기가 건강하게 함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때,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온전한 사랑으로 키우겠다’는 다짐은 첫째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마음 깊이 새겨졌다.

육아와 아빠, 변화의 시작

육아를 하면서 읽었던 책 중에 **EBS 다큐프라임 [아빠가 된 남자를 탐구하다]**는 꼭 추천하고 싶다. 이 다큐에서는 아빠가 된 남성이 경험하는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흥미롭게 다룬다. 특히 임신과 출산이라는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아빠로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에 대해 이해를 돕는다. 시간이 부족해 책을 읽기 어려운 분이라면, 영상으로 시청하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아빠의 새로운 하루

밤을 새우고도 피곤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벅찬 감동을 잠시 접어두고, 머릿속으로 여러 번 이미지 트레이닝했던 계획을 실행에 옮길 시간이 온 것이다. 바로 아내의 출산 이후 홀로 아들을 챙기며 집으로 돌아올 둘째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했다.

딸의 얼굴을 잠시 보고, 아내를 병실로 옮겨준 뒤 짐 정리를 마쳤다. 간단한 인사를 남기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아들에게 동생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제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과 육아 환경의 변화를 이야기해주었다. 그 순간 아빠로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일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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