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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배! 산타클로스 그는 누구?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둘러싼 초딩과의 땀나는 밀당

by 이정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엄마, 산타 할아버지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지?"

"응.... 왜?"



지난번 크리스마스에 받은 산타 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카드를 가지고 온다.

"엄마, 그런데 이 카드의 산타 할아버지가 페이지마다 다르게 생겼어?"

"응?!"

"이것 봐. 앞에는 안경 쓰고 있는데 뒤쪽 페이지에는 안경 안 쓰고 있어?


아빠가 만든 카드에는 정말 안경 쓴 산타와 안 쓴 산타 이미지가 함께 사용되어 있었다. 진짜 다른 산타의 이미지를 가져다 쓴 것이다. 물론 복장이 같아 언뜻 보면 같은 산타처럼 느껴졌지만 자세히 보니 다른 인물.

"(흠칫 당황하며) 응, 이것 봐. 엄마가 안경 벗었다 안 썼다 하는 것처럼 산타 할아버지도 안경 벗었다 썼다 한 거야!"

"(글쎄라는 표정을 지으며) 음, 그래? 얼굴도 좀 다른 거 같은데"



유년시절을 수놓았던 산타할아버지의 마법.

산타할아버지는 착해야만 온다, 말 잘 들어야 온다. 그 조건을 잘 지키기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런데 쌍둥이들에게는 조건을 완수하는 것보다 더 큰 궁금하게 자리 잡은 산타클로스의 존재.


"그런데 말야. 지난번 크리스마스 때 오줌 마려워 잠시 잠에서 깼는데 말이야. 그때 아빠가 선물을 놓고 가는 것 같던데. 아빠가 산타 아니야?" 하마터면 들킬 뻔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아이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또 한번 산타클로서의 존재를 확인해보려고 훅 들어온다.


"아니야, 그럴 리가 있어" 애써 변명해 보았지만 아이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생각이 많아지는 듯했다.

그저 부모의 말이라면 찰떡같이 믿던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고 산타할아버지를 분석하는 것을 보보게 되다니. 동심을 지켜주고 싶은 엄마, 아빠의 말이 유효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자랐구나 싶어 가만히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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