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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이 빛이 될 그날을 위해

좁아진 헌 집 대신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by 이정인

저는 정리를 잘 못하는 워킹맘에 속합니다.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자랐고, 10년 넘게 같은 집에 살다 보니 집은 이제 거의 정리 불가 상태. 짐이 우리보다 더 큰 자리를 차지한 듯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 이사하려고 했는데, 결심하는데 1년 넘게 시간이 걸린 듯합니다. 숨 막히게 높아진 대출이자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화장실 1개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공간이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방에는 책상이 놓여있지만 너무 작아서인지 잘 들어가지 않았고, 책욕심이 많은 제 덕분에 책장에 2중3중으로 꽂힌 책으로 인해 책꽂이 등은 하염없이 굽는 등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올해 2월 초 집을 내놓고 4월 말에 작은집을 팔고 새집을 샀으니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사 갈 하얀 집을 생각하면 삶의 빛이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빚도 될 것이라 어깨도 무겁습니다.


하지만 머물러 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새롭게 무언가를 해보고 열심히 모으다 보면 아득했던 빚에도 빛이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필사를 하다 보니, 지금 제게 딱 어울리는 명언을 만났습니다.

"버는 것보다 덜 쓰게! 자네가 번 돈의 일부를 반드시 저축하게! 그럼 자네는 언젠가 반드시 부자가 될 걸세! 쥐꼬리만큼 벌더라도 10분의 1은 저축해야 하네.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사지 말게. 첫째, 수입의 10%를 저축한다. 둘째, 수입의 20%는 빚을 갚는다. 셋째, 수입의 70%로 생활한다. 이는 50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부의 진리이다."

- 조지 S. 클레이슨,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 -


수입의 50%가 아닌, 10%를 저축하라니.. (물론 수업의 50% 저축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생각보다 적다고 생각되는데, 수입의 20%는 빚 갚는데 쓰라고 하는 걸 보면 무언가 투자도 필요하다는 뜻 같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에 위안을 주는 명언입니다.


집을 팔고 사는 일은 엄청 큰일임이 틀림없습니다. 계약서를 다 쓰고 나서 링거를 맞았으니까요. 인생의 한 고비를 넘는 기분이랄까. 새가슴을 가진 부동산실수요자는 이렇게 희망의 메시지를 마음속에 새기며, 열심히 살리라 주먹을 꼭 쥐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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