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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더 좋아?

쌍둥이 맘만의 갈팡질팡 고민이야기

by 이정인

어느 날 후둥이가 나에게 묻는다.

"엄마, 연필을 바로잡는데, 글씨를 못 쓰는 게 좋아.

아니면 연필은 이상하게 잡는데, 글씨를 잘 쓰는 게 좋아?"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지만

요녀석 엄마의 고민을 잘도 캐치했구나 싶었다.


사실 쌍둥이 중 후둥이는 연필은 바로잡는 반면

아직은 손가락에 힘이 덜 들어가는지

글씨가 아름답지 못하다.ㅠㅠ


상대적으로 선둥이는 연필은 거의 한 주먹 움켜쥐는 대신 가독성은 더 좋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쌍둥이들에게 다른 이유로 지적을 하게 된다. 선둥이는 연필 잡는 걸로

후둥이는 글씨 쓰는 것으로... ㅠㅠ


어느 날은 쌍둥이 대항 명필 대회를 열어

가족들의 개별 점수를 매긴 적도 있다.


그러나 그때뿐. ㅠㅠ

아이들이 맘만 먹으면

잘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

"글씨는 엄마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쓰면 안 될까?"라고

읍소도 해보지만, 아이는 "아냐 내 얼굴이니까 괜찮아!"라며 글씨가 정돈되지 않는 거 같아 한편으로 걱정이 된다.


무엇이든 아이를 키우는데

단숨에 좋아지는 것은 없는 거 같다.

인내심을 갖고.. 열심히 격려하고 이끌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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