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결혼정보회사에 원서를 넣고 면접도 봤다. 면접은 무난했고 심지어 붙어버렸다.
입사를 위해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모르고 지나갔던 나의 직전 연봉을 알게 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액수에 놀랐다. (연봉이 높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새로운 회사의 연봉 협상을 하는데 생각보다 적은 연봉에 놀랐고 만약 정규직이 된다면 연봉이 오르긴 하겠지만 주말 출근까지 있어 결국 입사를 포기했다.
나는 주말 출근을 안 하면서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를 찾았고 면접을 봤다. 그 회사는 중견기업이고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기업이었지만 구직 사이트의 회사 평판을 찾아보면 평점이 1점대였다.
면접을 정말 못 봤지만 그럼에도 붙었다. 퇴사율이 높다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 나를 뽑은 건가 했다.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 내 진심은 가기 싫었는지 머리와는 다르게 내 입술은 바로 입사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정말 왜 이런 걸까, 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다시 한번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고민 중에 회사를 관둘 때 온라인으로 끊어놨던 빵을 만드는 강의가 생각났다.
‘그래, 빵 가게에 취업을 하자 ’라고 결심하고 새로 오픈하는 곳의 제빵사로 일하게 되었다.
일하는 시간이 빠르고 확실히 몸을 사용하는 일이라 몸이 많이 피곤하고 지쳤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재밌게 일할 수 있었다.
가게의 매출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새로운 방법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매출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메뉴는 계속해서 늘렸지만 만드는 수량은 적었고 직원은 많았지만 일이 연장되는 날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인건비를 줄이고자 중간에는 계약서를 다시 쓰는 일도 생겼다.
내가 제일 힘들었던 것은 제빵 사람들의 카카오톡 단톡방이었는데 돌아가며 쉬다 보니 내가 일하지 않는 날에도 다른 사람들은 일하는 날이어서 단톡방은 계속 돌아갔다.
단톡방의 내용은 주로 일을 잘못하면 잘못한 사람을 찾는 내용이었고 앞으로는 이렇게 하지 말라는 내용이 가득했다. 그리고 쉬는 날에도 대답을 해야 했으며 그 많은 카톡들을 다 숙지하고 출근을 해야 했었다.
하루는 내가 실수를 했었는데 그날은 퇴근을 하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노는 날이었다. 퇴근을 하고 약속에 갔는데 카톡이 미친 듯이 와서 확인을 했고 나는 카톡방에 죄송합니다를 계속 보냈어야 했다. 약속 중간중간, 끝날 때까지 카톡이 왔고 계속 확인하느라 내 약속은 기대되는 약속에서 최악의 약속으로 변해버렸다.
결국 나는 못 버티고 퇴사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적어보니 나는 MZ가 맞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