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악이었던 나
나는 당장이라도 무언가 할 것을 찾아야 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해외구매대행 사업으로 이끌었다.
생각보다 쉬웠다. 초기 자본도 얼마 들지 않아 해 볼 만했다. 결심이 서는 순간 유튜버의 강의를 결제했고 바로 사업자를 냈다. 그리고는 지옥의 업로드가 시작되었다. 하루에 정말 많은 상품들을 업로드했다. 업로드를 하기 위해 상표권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상품들을 업로드해야만 했다. 주말도 없이 매일 상품을 올리다 보니 지쳤고 무엇보다 하기 싫었다.
아침부터 상품들을 올리고 저녁이 되어서야 끝났다. 하루종일 노트북 앞에서 업로드하고 일이 끝났을 때 남편이 와야 하는데 남편도 야근으로 늦게 들어왔을 때, 나는 아무와도 말을 하지 못해 남편에게 이것저것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이야기할 주제가 없었고 매일 늦게 들어오는 남편이 너무 미웠다. 그래서 남편이 오자마자 잔소리를 늘어놓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정말 최악이었다. 매일 정해진 수량대로 올려야 하는 부담감, 하루종일 혼자 일하니 말할 사람이 없어 남편만 기다리는 삶이었다.
상품수가 많아지다 보니 주문은 그래도 꾸준히 들어왔다. 하루는 가구 주문이 들어왔는데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파손이 되었다. 나는 고객에게 금액을 환불해 주고 폐기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너무나도 착했던 고객이기에 별 탈 없이 넘어갔지만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했던 나는 앞으로는 작은 물건들만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돈을 벌지 못한 큰 이유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뿐만 아니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메일 한통이 왔다. 메일을 보니 식은땀이 났고 혼자는 감당할 수 없는 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