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이야기
나는 말을 잘 못하고 글에도 재능이 없다.
게다가 대화를 할 때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어서 어려운 주제가 나오면 집중해서 들어야지 대화가 가능하다.
어느 날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대화를 하는데 나 혼자 문맥을 모르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의 혼란을 준 적이 있었다. 나는 너무 부끄러웠고 그 자리에는 남편도 있었기에 집에 돌아와 개선할 점을 의논하고 있었다. 남편이 글쓰기를 해보라고 제안했지만 글을 쓰기에는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 계속 미루고 있었다.
모임은 계속되었지만 나는 점점 내 의견을 말하기에 겁이 나서 말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 모임의 사람들 중 한 분은 내가 말을 잘 못하니 우리 부부에 대한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이 별게 아니었지만 그때는 자격지심에 남편은 똑똑하고 나는 똑똑하지 않다는 식으로 들렸다.
집에 돌아온 나는 내 화를 남편에게 내기 시작했고 남편은 나에게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남편이 나를 위로해주지 않아 더 속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편도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아무튼 그때의 결론은 만약 다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칭찬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줬던 모임은 없어졌지만 그 후 시간이 꽤 지나고 우리 부부에 대해 말했던 분과 카페에서 만나게 되었다. 대화를 하다가 그분은 또다시 남편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고 똑똑한 남편과는 다른 나에 대해서도 말을 시작하셨다. 나는 들었던 내용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서 또 들으니 들을 만 해져서 가만히 있었는데 남편이 갑자기 그분께 말하였다.
“민지는 글을 잘 써요~!”
내 글을 본 적 없는 사람이 나에게 글을 잘 쓴다니 너무 황당한 이야기어서 놀랐지만 그분 앞에서 내 칭찬을 해주어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와서 내 글을 본 적 있느냐고 물었지만 과거에 했던 약속이 생각나서 한 이야기라고 해주었다. 그럼 그렇지, 내가 글을 잘 쓸리 없지
베이커리에서의 직장생활이 끝나고 나는 또 해야 할 것을 찾아야 했다. 남편과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갑자기 나에게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려면 심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나는 못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니야, 민지는 객관적인 글을 못 쓰는 거지 감성적인 글은 잘 쓸 것 같아. 도전해 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갑자기 그 말을 들으니 대학생 교양수업 때 소설을 쓴 적 있는데 교수님에게 글을 써본 적 있냐는 질문을 받아본 것이 기억났다.
나는 바로 집에 와 이틀간 내 이야기 3편을 작성해 작가를 신청했다. 결과는 지금 쓰고 있듯이 바로 다음날 한 번에 붙어 합격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 너무 행복했다. 한 번에 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다.
어른이 되고 혼자 하기 벅찬 일중 하나는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책임을 온전히 내가 감당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 선택으로 이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선택하며 살아야 하지만 분명 해가 더해질수록 이 방법이 익숙해지고 있다.
만약 그때 다리를 다치지 않았고 회사를 계속 다녔더라면… 만약 그때 내가 베이커리에 취업하지 않고 합격전화를 받았던 회사에 입사했더라면…이라고 후회도 했다. 그리고 글로 정리된 도전들을 보며 더 노력하지 못한 내 모습에 아쉬움도 많이 있었지만 후회는 이제 여기까지만 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글을 마치려고 한다. 보통 이런 이야기의 끝은 원래 목표했던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는 것인데 내 이야기의 끝은 그게 아니라 아쉽다. 나는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도전하고 있다.
+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ㅠㅠ
마무리를 멋지게 쓰고 싶었는데 멋진 사람이 아니라서 가능하지 않은 듯해요! ㅎㅎㅎ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조금 쉰 다음에 제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볼 예정이에요, 부족한 글솜씨에 좋아요 눌러주시고 읽어주신 분들 다시 한번 감사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