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바닥

귤 냄새가 번지던 따뜻한 집의 기억

by 밍다람

겨울이면 하루 종일 난방을 틀어놔서인지
집 안에만 들어오면 공기가 훈훈하다.


어렸을 때도 우리 집 바닥은 늘 따뜻했다.


겨울이면 바닥에 누워 이불을 덮고,
엎드린 채 귤을 까먹으며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깔깔 웃던 기억이 떠오른다.


언니들과는 ‘귤 예쁘게 까기 대회’를 열기도 했다.
귤 껍질을 사람 모양처럼 길게 이어 까보기도 하고,
누가 더 끊어지지 않게 잘 까는지 은근히 승부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그렇게 한 개, 두 개,


어느새 여러 개의 귤을 먹다 보면
손끝은 노랗게 물들고,
귤 껍질은 차곡차곡 쌓여 작은 주황색 언덕이 된다.

그 주황색 언덕도 바닥이 따뜻한지
점점 축 늘어지고, 노곤해 보인다.


결국
주황색 언덕도,
나도,

함께 쿨쿨 단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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