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자 Jul 28. 2024

아직도 제목을 고민하다니?

2~3주 후면 책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제목을 아직도 고민 중이다. 처음에 출판사에 투고한 제목은 정말 '대충' 지었던 제목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책 제목이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한 것은 최근 시중에 나와있는 잘 나가는 니체나 쇼펜하우어 관련 도서의 느낌으로 가져오고 싶었다.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같은 느낌으로, 


그래서 생각했던 것은 '아침놀 사이 빛나는 별처럼'이라는 추상적인 제목이었다. 그랬다. 이상했다.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퇴자를 맞았다. '아침에 쓰는 니체의 말'이 차라리 낫다는 의견이었다. 생각해 보니 그럴만했다. '아침놀'이 니체의 책이지만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빛나는 별은 또 뭔 말인가. 그냥 나만의 주관이 담긴 그런 제목이었다. 


1교, 2교를 거치면서 출판사에서(편집자님이) 제목을 정해주었다.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정적이면서도 느낌이 있었다. 


'우리는 빛나는 별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느낌이 덜 왔다. 니체가 제목에 들어가는 게 아무래도 좋아 보이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그냥 에세이 같은 느낌이었다. 결국 '니체'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래야 조금이라도 임팩트가 있어 보일 텐데...


2교 교정본을 보내고 난 후, 출판사와 통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뭐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조금 불안했다. 그래서 편집자님이 아닌 마케터님과 통화를 해보니, 편집자님이 출판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주중으로 3교를 받아볼 수 있을 거란 이야기를 들었다.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무언가 진행되고 있기는 했다. 멈춰있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제목이야기를 했다. 출판사에서 생각했을 때 '우리는 빛나는 별이니까요(내가 또 바꿨다.)'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더니 '인생에 빛이 되는 니체의 말'이라는 제목이 어떠냐고 이야기했다. 사실 신인작가에게 출판사의 의견은 무조건 무시하기는 힘들다. 경험이 없다 보니까 출판사의 의견을 최대한 따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조금 생각해 보겠다고 이야기하고, 금요일 저녁 퇴근을 하고 주말일정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다. 


"저희가 생각을 해 봤는데, 좋은 제목이 생각났어요. '오늘 당신의 삶에 대해 니체가 물었다.' 어떠신가요?" 


약간 느낌은 왔다. 운전 중인지라 깊이 고민하기는 힘들어서 일단은 좋다고 이야기했다. 출판사에서도 느낌이 온 것 같았다. 그런데 주말에 모임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책 제목에 대해 이야기하니 반응이 영 별로다. 그래서 아직도 고민 중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당신의 삶에 대해 니체가 물었다."

"니체와 함께 오늘을 써나간다면"

"니체가 물었다. 오늘 하루 어떻게 살 거나고."

"니체가 물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낼 거냐고."

"빛나는 하루를 새기는 니체"

"하루를 새기는 니체"

"니체와 함께 오늘을 새긴다면"


아 고민은 하는데 다 뭔가 20%씩 부족한 느낌이다. 오늘 밤까지만 고민해 보고, 내일 출판사와 통화해 봐야겠다. 

이전 11화 책 목차로 글을 썼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