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이 세상을 보는 시선은 참 따뜻합니다. 저도 가끔은 세상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가져보려고 노력하지만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치우치거나 금세 까먹고 휘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일 결정적인 것은 삶에 치여 그런 시선을 둘 세상이 없다는 것이 가장 슬프게 다가오네요. 그러한 와중에 읽은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앞만 보고 달리는 저에게 트랙 옆의 넓은 자연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나태주 시인은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곳에서 떠올린 시상을 이야기하거나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자연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랑이란 감정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랑이란 감정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연인, 친구들에게 특별한 날마다 쓰는 몇 통의 편지와 몇 줄의 문자메시지에는 그것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유치한 비유에도, 담백한 그리고 딱딱한 문장에도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나태주 시인의 시를 보면 사랑이 글에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애정을 표현하는 대상들은 이 세상 자체가 되기도 하고, 시에서 언급하는 자연이 되기도 하며,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그뿐만일까요, 옆에 있어 고마운 친구가 될 수도, 항상 감사한 가족도 보입니다. 또 과거의 대상인 어린 시절의 추억, 사랑했던 사람들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시집을 읽다 보면 생각보다 우리가 마음에 두고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이 담긴 글은 누가 봐도 느낄 수 있고 각각 저마다의 대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머리가 띵하고 울리는 시
가끔 시집을 읽다 보면 머리가 띵하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이 시집에서도 여러 시들이 이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몇 개의 시를 적어두고 이 글을 볼 때마다 곱씹어보고 싶어 남겨보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시집을 읽을 때, 기억에 남는 시를 모아서 다시 보면 그 당시의 제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