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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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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혁 May 26. 2020

요동치지 않는 차분함 속으로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날

대부분 흐린 날은 비가 오지만 다 그렇지는 않다.

대부분 비 내리는 날은 흐리지만 이 또한 다 그렇진 않다.

먹구름으로 가려진 하늘이지만 드문드문 빛이 내리쬐고 

부는 바람이 그리 요란하지 않아 목덜미를 스치는 기분이 상쾌한 느낌.

한두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이 거센 폭우로 바뀌지도 않고

펼쳐 든 우산에 닿지 않고 팔등을 적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온도.

하루가 마무리되어가는 저녁이 되었어도 이미 어둠이 내리깔린 낮을 보냈기에

빛과 어둠의 경계에 놓이지 않은 하루.

그런 서늘하고 차분하게 내리깔린 흐린 날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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