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자기소개서(1) 경험중심으로 기술
친구들이 생일 축하해주고 싶대요
마흔 살 생일을 즐겁게 보내고 싶어서 ‘생일주간’을 설정하고 회사 친구가 만들어준 동영상을 올렸다. 생일주간 약속을 잡고 있는데, 우리 실 막내가 말을 건넸다.
“실장님, 생일주간에 하루 시간 내주시면 안 되요?”
“왜?”
“제 친구들이 축하해주러 온데요”
“응? 네 친구들이면 내가 모르는 사람들?”
“네, 하루만 시간 내달래요”
“근데 네 친구들이 왜?“
“제가 평상시에 실장님 얘기를 했더니,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데요?”
“때리러 오는 거니?”
“아니에요”
“그래 그럼 만나자”
그렇게 만나서 신나게 퍼 마셨다. 정말 특별한 생일이었다. 이름도 다 생각나지 않는 실 막내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 날이 내 15년 직장 생활 중에 가장 자랑하고 싶은 에피소드다. 그날 다들 ‘모르는 아저씨 생일 축하하러 오는데 이상하게 설렌다’고 했단다.
우리 실 막내는 나와 띠 동갑이다. 92년생이니까 딱 밀레니얼 세대 한복판인가. 밀레니얼 세대답게 궁금한 것들은 망설이지 않고 물어본다. 뭔가 거침없다. 그게 참 편하고 좋았다. 뭘 모르는지 알 수 있으니 뭔가 알려주기도 쉬웠다. 꽤 집중력이 있어서 뭔가 해보라고 하면 금새 해서 줬다. 너무 빨리 해서 더 시킬 일이 없는데 계속 일을 달라고 했다. 일이 없으면 심심하단다. 그럴 때마다 그냥 책을 읽거나 네이버 뉴스를 보거나 페이스북을 보라고 했다. 그때 첨 알았다. 밀레니얼 세대는 페이스북을 안한다는 것을! 실 막내는 오로지 업무를 위해서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었다. 요즘에는 내가 올린 게시물에 주루룩 좋아요를 눌러주는 용도로도 쓴다.
한번은 징검다리 휴일이었는데, 나는 연차를 냈다. 그런데 다음날 출근할 실 막내가 걱정이 되는 것이다. 하루 종일 실장도 없고 할 일도 없다며 투덜거릴게 뻔했다. 그래서 일요일에 밤 10시에 노트북을 열고 업무를 적어 메일을 보냈다.
‘내일 이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해보면 좋겠고, 다 하면 그냥 놀아도 됨. 8시에 출근했으니 5시 이후에는 알아서 일찍 퇴근해도 됨’
물어보니 퇴근은 6시에 했단다. 막내 덕분에 꽤 즐거운 회사 생활을 했다. 퇴사하며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을까 하다가, 직접 작성한 자료를 피칭해줬다. 앞으로도 회사에서 좋은 경험을 쌓으며 홍보에도 관심을 갖고 성장해 나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