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좋아하는 기자들

제4장 자기소개서(2) 업무중심으로 기술

by 리셋증후군

내가 좋아하는 기자들

일단 옆에서 본 기자라는 직업은 상당히 힘든 직업이다. 아침 7시부터 발제 걱정에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자료도 너무 많고, 취재도 따로 해야 하고, 점심, 저녁으로 미팅에다가 거의 매일 술을 마신다. 그러면서도 마감을 칼같이 지킨다. 혹시 이슈가 되는 기사를 썼다면 밤늦게까지 홍보담당자에게 시달리는데, 기사가 의도와 다르게 수정되기라도 하면 그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상당히 큰 것 같다.


PR일을 하면서 기자들을 많이 만났다. 잘 맞는 기자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기자도 있었고, 잘 맞다가 틀어진 기자도 있었다. 그들의 성실함과 지식과 연륜에 반하기도 하고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테제(Thesis)라고 할까, 담론(discourse)이라고 할까, 프레임(Frame)이라고 할까,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 기자를 만나면 신난다. 연차를 떠나서 그들에게는 배울 것이 많다. 연륜 있는 기자들에게나, 이제 막 기자 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도 그 연차에 맞는 이런 것들이 있다. 나는 그 사이에서 관점(perspective)을 넘나들며 떠드는 것이 너무 즐겁다.


기자 중에 본인의 기사가 본인의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자들도 있다. 마치 브랜드의 주인이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런 기자일수록 고생해서 쓴 기사에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면 꽤 유연하게 받아준다. 그들의 그 폭과 여유가 좋다. 그들은 스스로 기자가 된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기레기’라는 단어도 자성의 목소리로 내는 기자들이 많다. 그들은 사회의 언로(言路)이자 공기(公器)이니만큼 스스로 변화할 것이다. 언젠가 나도 기회가 되면 기자가 되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몇 차례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었다. 이런 생각을 말했더니 친한 기자들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렸다.


“팀장님, 일반 회사가 그냥 커피라면 여긴 T.O.P입니다”


그래요, 제가 잠시 그런 생각을 했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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