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대한 여러가지 역사
엄마는 나에게 오로지 민희야라고만 부른다.
별칭을 부르지 않는 게 좀 서먹했다.
이름. 이르다의 명사형인가. 나라는 개체는 나 이전부터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그 존재를 일러 이름이라 부르는 게 아닐까?
태명은 없었다. 태어나니 성별은 여자.
당시 대통령의 이름 중 희자를 가져와 지었다고 한다.
큰 인물이 되라는 아빠의 바람을 담아. 민희라고 이른다.
나의 첫 별명은 새엄마가 지어줬다.
깜장콩. 까맣고 작고 말랐던 나는
중학교 3학년부터 키가 훌쩍 컸다.
그때부턴 먹성이 좋아 ‘꼼지’라고 불렸다.
엄마의 별칭들이 내겐 친근했다.
중학교 과학선생님이었던 신영문씨가 나더러 개봉영화 주인공이라고 했는데 ‘부시맨’이었다. 사춘기소녀의 감성파괴 호칭. 이후 양갈래 머리를 땋아 ‘인디언 추장 딸’이 되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는 명불허전 누구에게나 ‘권반장’.
댄스 동호회의 ‘신디cindy’, 법륜스님께 금강경 듣고 받은 법명은 ‘정묘향’, 독일 명상스승님께 받은 산야스명은 ‘네티네티’ ....
내 존재에 붙은 호칭도 다양하다. 그 이름을 쓸 때 연애하던 남자들은 그 호칭으로 나를 불렀다.
직업이었던 은행원, 회사원, 기자, 편집자, 대표, 강사 같은 직함들이 나인것 같기도 했다.
적다보니 가장 애착이 가는 호칭은 연하의 그가 부르던 ‘민희’. 스스럼없이 누나라고 부르지 않고 민희 라고 부르던 그 대범함이 좋았다. 아 옛날이여~^^
젊은날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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