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학과 개설 임박

20190401

by 로사 권민희

4월이 되자 이곳은 시 동인지가 되는 듯하다. 오늘 주제 시였나? 주제도 안 보고 들어와 끄적인다. 하루쯤 그런 날 좋지. 어제는 종일 다시떠오르기 웍샵을 진행하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벅참을 느꼈다. 온전히 누군가의 삶에 가닿는 일, 하나로 어우러짐의 순간들의 감사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와 저녁에 까무룩 잤다가 이 시간에 깨었다. 1일이다. 일이 있고 달이 있고 년이 있는 이유는 이 삶이 한 번뿐임을 알려주기에 애틋하기도 하고 소중함도 느끼고 물론 가끔은 험한(내 청춘아~류의) 감정도 느낀다.

지난번 사랑에 대한 대화모임에 다녀와서 사랑에 대한 강의를 열어보고 싶어 졌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여성, 남성, 이성, 동성 등 성 담론을 떠나 인간들이 각자의 다른 개념과 이해들을 표현하고 나눌 때 진솔한 사랑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들이 두려움 저항 환상에 기반한 사랑이 가져온 폐해라고 느꼈다. 회복적이고 창조적인 시간을 만들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두근.

일단 대안대학 S대학교이라는 곳에 사랑학과를 개설하고 4월에 모집을 시작한다. 5월에 한 달 동안 사랑에 대해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랑의 언어를 서로에게 배우는 방식의 강의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하악 나 천재야. 사랑의 언어영역. 속으로 자뻑하며 수리, 과학, 외국어 영역도 만들 거 생각하니 갑갑. 역시 난 문과여써 하며 현실 직시. 주말에 강의안 만들 거 생각하느라 행복했다. 실행력은 정말 끝장인데 수강생 모집이 잘 될는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흐엉 영알 못의 비애(영업 신 수홍교 도와줘요~).

토요일에 알게 된 사실인데 2015년 신촌대학교를 시작으로 노량진대학교, 이태원대학교, 낙성대학교, 서초대학교 등 다양한 대안 대학교가 생겨났다고 한다. 우리의 낯선대학까지. ㅎㅎ 먼 훗날 마치 한국 현대사에서 교육문화의 춘추전국시대, 르네상스 시기로 기억하지 않을까. S대학교 학과장님들은 다양한 연령대가 특징이었는데 특히 나의 눈길을 끈 분은 네덜란드 남성. 꿋꿋이 앉아 영어로 말씀하셨는데 심리학 교수이며 은퇴했고 취미가 많다고 했다. 알고 보니 연기도 취미 중 하나. 미스터 선샤인에 출연하셨단다ㅋㅋㅋㅋㅋㅋ. 이분 강의도 개설되길~ 내가 꼭 청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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