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손으로 읽는 시 23

by 로사 권민희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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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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