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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강을 위해 이것만은 꼭 실천한다

가까이가기 질문상자

by 로사 권민희

몸의 세포는 생각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5월이 되니 작년의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찾아온다.


365일 전 오늘, 김포 라마다 앙코르 호텔에서 진행된 다시 떠오르기에 참여해서 가족과 함께한 친구들과 코스를 하고 있었다.

그 중간 작은 고모의 전화가 걸려왔다. 며칠 전 반찬을 가져다주러 아빠에게 갔는데 몸이 많이 마르고 거동이 많이 불편하시다고 했다. 불안한 마음이 들어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어떠신지 물어보니 괜찮다 걱정마라 하셨다.


그럼 워크숍을 마치고 내려가겠다고 알리고 워크숍에 집중했다. 밤에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라뱃길에서 불꽃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5월 8일 어버이날 정읍역에 마중 나온 아빠를 자세히 보기 어려웠다. 걸음이 많이 힘이 없었는데 마음이 급해 밥도 안 먹고 무조건 모시고 김준식 내과로 갔다.

결과는 빠르게 나왔다. 폐 엑스레이와 복부 초음파 등의 검사를 했는데 간암으로 보인다 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몸이 기억하는 그때의 느낌이 글을 쓰면서도 느껴진다. 숨을 깊게 내쉬면서 잠시 경험한다.

날씨는 얼마나 눈부셨던가. 뒷마당의 초록색 풀색깔은 얼마나 예뻤던가. 전화로 연습을 하며 눈물을 펑펑 흘리는 나를 바라보던 아빠의 강아지는 얼마나 귀여웠던가.

병원에 안 가시겠다는 아빠와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녘 이야기를 나누고 8시도 안되어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서둘러 병원을 예약하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다리에 힘이 풀리던 그 5월.


항암도 의미가 없다고 하고 2개월여를 예측하는 의사의 소견에 황망했던 그 한 달.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생각하며 더 많이 대범해지기로 했던 순간순간의 선택과 결정.


아빠는 이 시간 내내 나를 믿고 함께하고, 내 삶에 가족과 친구들을 연결해주었다. 결국 아빠는 진단 후 5개월 후 10월 9일에 다음 생 여행을 떠나셨다. 사랑과 은총이 가득했던 그 시간.


그 후 6개월간 내 몸 건강을 관리하도록 도와주셨고 코로나로 일이 없어진 올해 2~4월 장례식 후 남은 부조금으로 생활비도 쓰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중요도를 다시 점검하게 해 주었고, 이생에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겸허함을 알려주셨다.


나는 요즘 건강을 위해 의도적으로 슬퍼하고, 몸을 위해 식단관리를 하며, 자비심으로 돌보려고 노력한다. 나와 연결된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감사하려고 한다. 참으로 귀한 1년이었다.



https://youtu.be/XDv5Fedws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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