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를 앞둔 에스프레소북에 들어갔다가 메모처럼 남겨놓은 글을 발견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혹은 느리게 흘러가버린 지난 여름의 어느 순간들 속에 있는 나를 만나는 일. 낯설고 고맙다.
집필 동기
눈이 부신 5월 7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알게 된 아빠의 암 진단, 말기암 시한부 선고, 호스피스 병동 생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보내며 아름다운 이별을 만드는 슬기로운 호스피스 라이프를 나누고 싶다. 삶의 힘든 순간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함께 힘내자는 격려와 위로를 보내고, 이 모든 순간이 사랑임을 느끼고 삶을 더욱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절망의 순간을 깊이 호흡해 느끼고 더 많이 사랑하고 감사하는 여정, 슬픔도 아픔도 사랑의 다른 면임을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 나눈다.
1순위
질병을 겪고 있는 환우와 가족, 의료진들
2순위
가족의 소중함을 기억하고자 하는 아빠들
3순위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들
한줄 요약
삶의 빛나는 순간들을 함께하는 슬기로운 호스피스 라이프
특징
아빠 빤스는 똥빤스
비혼, 마흔이 넘어 아빠의 보호자로 병간호를 하면서 아빠가 오랜 시간 보호자로 내게 보낸 사랑과 격려 지지를 깨닫는다. 싱글 라이프에서 호스피스 라이프로 여행하는 00일간의 여정을 기록하다.
죽음도 삶의 한 측면임을 이해하기
두렵고 힘들고 슬프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이해. 사랑과 존중의 시간을 만들어가기
누구나 겪어야 할 일이라면 대범하고 당당하게
누구에게나 처음 겪고 단 한번 밖에 겪는 특별한 순간을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탐사하고 배워가기
(이런 것들을 스스로 적게 만들다니 .....에스프레소북은 그 순간 위대했다.)
2019년 7월 24일
어제는 자정 무렵 50대의 가장이 평화롭게 숨을 거두었고, 정오가 지나서는 86세 전직 교장 선생님의 생일 잔치를 했다.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삶과 죽음. 많은 일들을 지켜보며 짬짬이 노트북을 켜서 워크숍 결과보고서를 다듬고 있는 나란 여자.
삶과 죽음에 이르는 길에 크고 작은 깨달음들이 참으로 주옥 같음을 알게 되는 요즘. 그 귀한 순간들을 많은 가족들이 간병인에게 내어주고 그들이 축복으로 가져가는 중임을 보기도 한다. 이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선택한 7월이 내게는 행운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놀라운 은총들.
죽음에 이르는 길에서 만나는 똥 오줌, 온갖 분비물과 혼돈과 절망, 의식과 무의식의 오고 감을 본다. 사그라듦에 대하여 온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기. 오늘도 이 시간을 경이롭게 바라보길 마음 모은다.
이 공간에서 거두는 축복과 사랑을 나눕니다. 행복한 오늘 되세요!
2019년 8월 2일
사람 마음이 대단하다. 7월 한 달은 무조건적으로 아빠와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보냈다. 8월 1일 일산백병원에 입원하면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케어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대신 그 자리에 아빠를 이해하는 공간이 생겼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아빠가 누워서 어떤 생각을 할까? 마음을 느낀다. 며칠 전 낙상이 있을 때 아빠는 얼마나 걷고 싶었을까 그 마음이 되어 눈물이 났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 된다는 것은 함께 기쁘고 함께 슬픈 일이다.
매일 아침 모래틈 집 주변을 거닐었을 아빠의 시간, 얼마나 자유로웠을까. 이제 한 발짝도 자기 의지로 걸을 수 없음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힘들겠구나. 매일 아빠 눈가에 맺힌 눈물이 이해가 된다. 아빠가 애처롭다. 또 한편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아빠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