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비밀
김승호 님의 '생각의 비밀'을 구해 읽고 있습니다. 샛길로 빠져 톨레의 책을 읽기도 하지만, 지금 다시 펼쳐 읽다가 그의 사업 철학 하나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약속'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제가 약속 시간에 미리 가지 않거나, 도리어 조금 늦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저는 '신뢰'를 바탕으로 계약받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성과가 좋은 편인데, 이는 사람을 속이고자 하는 마음이 없음에 비롯합니다. 그럼 누구는 사람을 속이느냐 하면 감히 동료들에게 그런 막을 씌울 수 없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입니다. 꾼처럼 속이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솔직하지 못한 경우는 허다합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두고 상대의 입장이 있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자의 잇속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 이유는 바로 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득실을 진심으로 계산하지 않는 점 말이에요.
그런 강점에 비해 신뢰를 잃는 일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들은 이야기를 포함해, 김승호 회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시간 약속에 두리뭉실한 편입니다. 약속을 쉬이 어기는 것은 아니지만, 간당간당하게 도착하는 일, 또 약속을 변경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간 알면서도 스스로 바뀌지 않은 이유는 역시나 자기 합리화였습니다. '자녀가 있으니까', '늦을 수도 있는 거니까' 하면서. 또 이곳에서 말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대체로 이런 헐렁거리는 태도를 남들에게도 고수하는 편입니다. 누군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늦거나, 변경하는 일에 조금의 언짢음도 없습니다. 내게는 허하고, 남에게는 불허하는 모순이 없어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이 점을 차치하고 사업이나 다름없는 개인 업무를 하고 있고, 더욱이 앞으로의 일도 사업일 것임이 틀림없음에 이제 태도를 바꾸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매 순간이 그리고 오늘이 특별한 날이 분명하지만, 2023년은 의미 있는 한 해입니다. 되든 않든 스스로가 가진 관념을 시험하고, 한계에 부딪히기로 작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로서 얻는 결과가 실패이든 성공이든 내적 성장을 목표로 합니다. 맹목적으로 몸이나 마음을 부숴가며 결과에 집착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달성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건 알지만,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목표의 달성에 있지 않습니다. 하나하나 스스로 그림 그려가는 하루, 몰입하며 노력하는 순간들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성취와 상관없이 2025년에는 작더라도 나의 회사를 시작할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합리화하고 있는 관념을 꺼내 스스로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일은 매번 흥미롭습니다. 관념은 아픔과 연관이 있어, 꺼내기 쉽지 않은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나를 알아가고 조금씩 비우고 나면 비로소 채워지는 충만함이 있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시간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10분 먼저 도착해 있는 사람이 되기로 스스로와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