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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목민 Jul 30. 2019

고객의 불만은 '독'아니면 '보약'

CS 핵심은 고객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

엊그제 '피자헛 탄피자 사건'이 일어났다.

배달 온 피자가 거무스름하게 타서 온거다.

Thin 피자인데 오븐에서 오래있었던지 끄트머리가 타버렸다. 올라온 사진은 누가봐도 명백하게 탄피자 맞다. 

출처: 이토랜드
출처: 이토랜드

이런 상태의 피자라면 내가 받아도 열이 받겠다.

배고픈데 한참을 기다려서 온 피자가 이 모양이면, 안그래도 배고픈데 빡침 대박일 듯..

그래서 피햐자는 고객센터에 신고를 했는데 여기서 문제는 시작되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피자헛. 헛헛헛..

돌아온 답변가관이다.

출처: 이토랜드

아마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답변이 돌아온 것 같다. 이게 문제다. 요즘 많 기업이 CS를 자동화 하면서 이런 식의 비슷한 문구로 답변을 하는데,

고객이 호구도 아니고 그걸 모를리 없다.


고객은 해당 기업이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해주길 바라고 내가 받은 피자를 교환받고 싶어서 고객센터에 연락을 했다. 상황에 대한 변명을 듣거나 정중한 사과를 받으려고 한 것만은 아닐터이다. 그래서 피해자는 '피자헛 제대로 걸렸다' 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게시판에 포스팅했을 것이다.


찾아보니 뒤늦게 환불을 해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걸보고도 사람들은 비아냥대며 피자헛을 욕한다. 역시나 CS는 뒤늦게 뒷북치면 하나 소용없다.

실수는 용납할 수 있지만, 잘못된 대처는 용서받지 못하는게 고객 서비스의 현실이다.


얼마전 읽은 '배민다움' 책에서 아래와 같은 글귀를 봤다.


피자도 빵이니, 피자헛은 삼미당 정신을 좀 배우면 좋을텐데..

 아래 '우동 한그릇'이라는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도 했다.

별거 아닌데, 이런 거에 고객은 감동한다. 선제적 대응은 오히려 감동이 될 수도 있다.


별거 아닐 수 있다.

담당자는 귀찮아할 수도 있다.

뭐 이렇게까지해.

그런데 그렇게 까지 한게 고객에게는 감동이고 마음으로 느껴지는 서비스 정신이다.

불만이 있는 나의 이야기를 무시하지 않는구나. 그리고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쿠폰까지 주니 정말 감동인데... 이런 생각 하지 않늘까..물론 블랙컨슈머는 논외로 하고  


불량 제품의 문제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기업은 주변에 여러 사례가 있다.

속초 명물 만석닭강정이 기억에 난다.

사람들이 좋아해서 속초 음식을 택배로 주문하여 서울에서도 시켜 먹었었는데..

너무 잘 되다 보니, 위생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나보다.

동네 장에 있는 작은 가게에서 이렇게 하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기대가 커지고..

제품에 대한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데, 이를 간과한 결과다.


결국 가게를 문 닫고 완전 리모델링을 하여 반도체회사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결단하고 각오하고 바꾼 사례다.

얼마전 발생한 무신사 사건도 기억난다.

'탁억사건'

공식사과문 세차례


무신사의 진정성있는 사과문 게시와 적절한 후속조치는 사람들에게 진정성있다는 평을 대체로 받는듯하다. 오히려 무신사를 더 잘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유니클로는 어떠했나..

반한감정에 불을 지폈다...ㅋㅋㅋㅋ

유니클로도 아..잘못됐다..이런...다시 사과문 게시..

그 누구도 이를 진정성있는 사과문이라 생각 안한다...

오늘도 여의도 ifc 유니클로 매장은 엄청 썰렁하더라..난 앞에도 지나가기 싫더라는...



얼마전 우리 회사에서도 타팀과 차년도 업무 계획을 진행하면서

마케팅 직원들의 입술을 통해서 고객의 불만을 듣게 되었다.

완성된 우물 사진이 너무 허접하게 찍히거나,

우물 설치 후 몇달 지나서 사진을 찍어서 너무 지저분하게 나온 것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큰 돈을 내고 후원한 후원자에게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는데,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나간 것도 문제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적절한 장치를 만들거나

개선할 계획이 세워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 문제는 몇 년 전부터 계속 반복되는 이슈다. 그게 더 문제다. 소를 잃는데 외양간도 고치지 않는 꼴이니 말이다.


어제 후원자의 불만을 처리하는 팀의 직원과 출장을 가게 되어 VOD(후원자의 불만 사항)에 대해서

기관이 어떻게 반응하는 것 같은지 넌지시 물었는데..

매번 비슷한 VOD 내용이 올라오는데, 바뀌지 않는 것을 보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외양간...외양간...고치자..고치자..


말로는 고객 중심 이라고 하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결국 피자헛처럼, 우리는 영광스런(?) 상처만 얻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피자헛 사례는 그나마 고객이 이슈화하여 기업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더 위협이 되는 것은 불만은 있지만, 말없이 후원을 중지하고 그냥 떠나버리는 후원자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병명도 모른체 말라가는 환자처럼 기업도 쇠약해지지나 않을까 깊은 우려가 된다.


고객의 불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고객의 불만은 '독'이 되어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도

'보약'이 되어 기업을 튼실하게 살찌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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