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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무디 Sep 07. 2023

요즘 나의 감정에 대해서

#9


01.

저는 여러 개의 mbti를 가지고 있습니다  ENFP로 25살까지 살아 냈는데 지금은 검사할 때마다 다른 성격이 나옵니다 한동안은 INTJ가 나왔었는데 지금 글을 쓰기 전에 한번 더 검사해 보니 ISFP가 나오네요 과연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진짜 이럴 때마다 혼란스럽습니다

사실 ENFP로 꽤 오랫동안 살아왔었습니다 ENFP를 경험한 제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긍정적이진 않는데요 한 문장으로 간추려 말하자면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적응해서 살아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입니다 많은 ENFP에게 욕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또 그들은 쉽게 잊을 거라서 괜찮습니다 좋게 말하면 낙천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머리에 꽃만 들어있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에게 주어지는 이 사회가 많이 어려웠고 적응하는 한 해 한 해가 많은 시행착오들로 많이 아팠었습니다

이런저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가장 먼저 성향이 바뀐 거 같습니다 지금은 MBTI의 모든 분야에서 다 50%씩 가지고 있습니다 줏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여러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저를 이해하기가 편합니다 모든 성향을 다 가지고 있으니 '나는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반응하는구나'하면서 이해되고, 무척 감정적이게 반응 할 때도 있지만 또 다른 상황에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저를 보면서 아직도 스스로를 알아가고 있어서 재밌을 때도 많이 있습니다 지금 또 한동안은 ISFP로 살 거 같네요


02.

주변에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대인의 병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 친구들을 만나기만 하면 우울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처음에는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우울감은 감정이라고 생각했었고 모든 감정은 지나치면 아프다 그래서 병일 것이다 마냥 추측만 해왔었어요 제가 그 우울에 대해서 알아보려는 마음도 없었고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달 전부터 저에게 이상한 무기력이 찾아왔었고 아무것도 못하는 그 상황 속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도 없었습니다 그때 우울을 이해한 거 같아요 이렇게 무기력한 거구나 이렇게 힘들었구나 그래서 우울함에 공감못헀던 그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더 위험하고  조금만 가만히 있으면 점점 증폭되는 이 감정에 공포감이 들었습니다 지금 현재 제가 가장 조심하려는 상황은 우울감이라는 연민에 빠져 주변을 보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우울감을 당장 벗어나야 돼!’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이럴 수도 있으니 조금씩 삶을 살아내 보자 하는 마음이 큽니다 결국 저는 삶을 살아내야 하는 사람이니까요


03.

의도치 않음으로 우울을 벗어난 하루를 경험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수영을 다니니다가 경험했는데요 밤에 잠도 잘 자기 위해서 그리고 엉망인 건강을 위해서 수영을 다니고 있습니다 주 4회 수업이 있는데 오전 10시 수업이라 잘 일어나지 못할 때가 많지고 하고 그래서 가고 싶을 때 갑니다 그래도 한번 가면 2시간씩 하고 집에 돌아오는데요 그날따라 새로운 평영진도를 나갔습니다 팔동작을 배워 팔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요 너무 힘들어서 수업 도중에 ‘내일은 집에서 쉬고 안 나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수업이 끝날 때즈음 수영선생님이 다리는 내일 배울 거니까 내일 나오세요 하시는 겁니다! 팔을 배웠는데 다리는 내일 배운다니 절망했습니다 내일 나오기 싫었는데 한편으로 평영 팔만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도 싫었습니다 마음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음날 또 꾸역꾸역 나왔습니다 이제는 평영 팔도 하고 다리고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직 합체는 못했는데요 평영 합체 버전은 선생님이 또 내일 알려주신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감사일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저는 제일 고통스럽고 힘듭니다 다음날 출근하는 남편은 일찍 자고 혼자 깨어있는 그 시간을 제일 좋아했는데 밤에 주황색 스탠드를 켜고 혼자 앉아 있으니 자꾸만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 어두운 감정까지 가지고 오고 있어서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혼자 일하는 시간을 시작할 때 감사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되돌아보면서 좋은 감정들을 쌓아 올려보니 그 이후 시간을 부정적인 감정보다 긍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더라고요

요즘 이렇게 의도하지 않게 열심히 살아내고 있습니다 참 이것도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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