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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뺀 휴식

by 미니작업실

사람을 만나는 이가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상대로부터 영향을 받는 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열등하면 열등 한대로 우월하면 우월한 대로 또 평등하면 평등하다는 걸 인식하는 것 까지도 다양한 방향으로 의식하게 되고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쓰는 에너지도 삶의 한 부분이라 괜찮은 것이지만 쉴 때만이라도 자기답게 자신을 온전히 쉬게 하는 게 중요하다.

나는 나를 위해 충분히 힘을 빼고 휴식하고 있는지 의식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예전에 즐겨 들었던 홍성남 신부님의 말씀에 완전히 자신을 내려놓은 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정말 공감이 되는 말씀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 짜임을 만들어 존재하고 있다. 휴식할 때는 엉킨 실을 빼내고 우리가 언제든 시작하고 끊을 수 있는 바늘코가 될 수 있음을 순간순간 알아채야 한다.

하루하루 일상을 살고 있지만 휴식할 때는 철저하게 불필요하게 들어간 힘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휴식이나 쉼도 일상처럼 누군가를 의식하거나 누구를 흉내 내는 게 아닌 자기에게 맞는 휴식을 해야 한다.


가장 큰 휴식은 '잠'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충분히 휴식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잠만 잘 자도 충분히 휴식이 될 수 있다. 잠을 자라고 했더니 너무 '잘~' 자려고 힘을 쓰는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 그저 뒹굴거리나 편하게 취향껏 쉬면 된다. 그저 빈둥거리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불편할 수도 있다. 자신이 잘 쉬지 못하면 남들이 쉬는 걸 잘 보지 못한다. 자신이 뒹굴거리거나 빈둥거리지 못하면 그런 사람을 보지 못한다.

부지런함과 성실함, 열심은 물론 보답을 받는 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날의 어르신 중에 그저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얻게 된 것들이 근사한 것도 있지만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이 살기 위해 적당량의 운동과 쾌활함은 필요하지만 내가 말하는 휴식은 충분히 자기 일로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얘기 일 것이다.

충분히 자고 뒹굴거리고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일들만으로 하루를 채워도 그게 자기가 끌리고 좋은 것이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쉬어도 좋다.

아주 가끔 자기의 속 마음을 읽지 못한 채 유행만 따르며 휴식 아닌 휴식을 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한꺼번에 몸져눕거나 일을 아예 못하게 되기도 한다.

자기가 쉬어야 함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기가 피곤한 것에도 둔감하고 아픈 것에도 둔감하다.

또 내 역할이 너무 필요해 쉬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그 역할을 너무 세게 쥐고 있어 자기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좋은 뜻으로 헌신이 되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좀 더 자립적으로 살아갈 자유를 구속하기도 한다.


자신이 연비가 좋은 생산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꼭 휴식을 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충분히 쉬고 멈추고 자고 뒹굴거리고 빈둥거려 보자.

그렇게만 쉬어도 휴식은 쏜살같이 지나가는 걸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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