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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작업실 May 28. 2021

오랜만의 외출

[엄마의 작업실 시즌2]- 내 마음이 쉬어가는 글짓기

나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짓는 삶을 살고 있다. 

이 또한 수단이고 나는 그저 오늘을 잘 산다.

잘 존재하고 그때그때 웃고 울고 화내고 곧잘 슬프고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사람 사는 것은 액자 프레임을 걸쳐두었느냐 그것을 빼놓았느냐의 차이이지 삶은 늘 흐르고 변화무쌍하고 언제나 재밌다.




한동안 조금 뛰는 삶을 살았다.


아이를 키울 동안은 그림으로 뛰어들어와 숨을 쉬고 기억을 풀어놓았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란 재밌게도 내가 그림을 업으로 삼으니 그게 쉬어지지 않고 자꾸 연결 회로가 일로 연결되어버린다. 내 얘길 들으려다 또 외부 세상에 의식이 팔려버려 내 생각과 감정 읽기에서 벗어나 또다시 외부로 돌아가버렸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고 나는 글짓기를 좀 했던 그 기억을 조금 잊고 있었다.

진짜 물리적인 시간이 없기도 했다. 그렇게 나에게 오랜만에 글을 좀 써야겠다는 동기를 준 댓글을 만났다. 내가 먼저 진심으로 감동했고 진심으로 뿌듯했다. 


https://www.instagram.com/p/CPaz_FzFoDJ/?utm_source=ig_web_copy_link





사람이 보이는 면과 보이려는 면과 진짜 자신과의 차이가 있을 때 공허함이란 선물을 받는다.

그렇기에 나도 한 번씩 점검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의식과 보여주고 싶어 하는 면이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이해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첫 글을 썼을 때에도 그냥 계란을 깨어 온전한 나를 지면에 넣는 느낌이었다.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그 모든 물컹한 액체까지 다 지면에 넣는 기분이다. 그렇게 내가 온전하다는 것을 또 그렇게 강박적으로 쫓았다. 그랬던 내가 잠시 외출을 해본다.


그렇게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본다.


글쓰기가 독자를 위한 것이라는 말은 나에게는 조금 가식으로 느껴진다. 사실 내가 기쁘고 통쾌하고 후련하다. 오늘도 나를 온전히 놓아본다. 


내가 쉬고 싶어 헉헉 거리며 그림으로 쫓아갔던 것과 다르게 글쓰기는 외출하는 것 같다. 

새로운 경로를 찾아 새로운 시너지에 답을 주고 좀 더 주체적이게 도와준다.


오랜만에 외출을 했더니 한 번도 안 써본 사투리를 원래부터 썼던 것처럼 하는 나를 만나 멋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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