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작업실 시즌2]
예쁘게 머리를 드라이하고 세팅된 일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았다. 멋지게 청바지도 입고 가벼운 크로스백 하나를 들고 발걸음도 가볍다.
여자인 내가 봐도 참 기분이 좋고 상큼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엔 예쁘게 웨이브를 연출하고 원피스를 입은 엄마도 지나간다.
이 분 역시 발걸음이 가볍지만 당당하고 우아했다.
이 분 모두 한쪽 손엔 가득가득 재활용품을 담아가고 쓰레기봉투 한가득 들고 있었다.
뭔가 하나도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전혀 신경도 안 쓰일 만큼 한 모습으로 보였다.
그 모습에 일하는 엄마, 바쁜 엄마들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기질상 열성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 끌려서일까? 적극적으로 삶의 터전으로 나서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마치 그런 생계의 모습은 탈탈 털어버리듯 분리수거 모아 두는 곳에 후련하게 버리고 도도하게 또 홀가분하게 걸어 나간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오는 길, 그 시간에 잠시 집 앞에서 꼭 쉬는 시간을 가진다. 한 10분 남짓한 여유인데 그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 나는 집에 있지만 일하는 엄마다. 생계와 꿈의 경계 그 어디쯤 힘듦과 부침이 오늘 아침까지 덮고 있다가 아침이 돼서야 살펴본다.
오늘은 눈을 감고 있어 봤다.
내게 늘 있는 감정에 언제나 정답만 있을 수 없고 때론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가 침범할 때가 있다.
가끔 그런 감정의 무게가 무거워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의 본모습은 그 재활용품, 쓰레기가 아니라 쓰레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삶의 한 흐름에는 이 쓰레기만 보고 한탄하는 것보다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나를 다듬고 그냥 한 과정으로 흘려보내면 그게 참 아름다운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오늘 글감을 준 두 일하는 엄마에게 감사함을 남긴다.
그리고 조용히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