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백수의 자기소개

25년 8월 13일 비 많이 옴

by 미니쭌

회사를 나와 백수로 지내다 보니, 가끔 나를 소개해야 하는 자리에서 당당히 "지금 쉬고 있어요."라고 말하지 못할 때가 있다. 실제로는 백수처럼 지내진 않지만.... 또 어떻게 보면 돈벌이는 못하고 있으니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이런 애매한 자리가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약간의 스트레스와 함께, 나를 설명하는 게 굉장히 구차하고 장황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명함을 만들었다. 명함만 건네기에는 뭔가 아쉬워서, 내가 만든 일러스트 중 두 점을 골라 엽서로 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수량이라, 가방에 넣고 다니며, 나를 소개해야 하는 자리 혹은 나를 어필해야 하는 자리에 꺼내어 나눠드렸다.


명함을 주면서 이렇게 나를 소개한다.

"이게 제 작업물이에요. 콘텐츠 에디터가 되고 싶은데, 어쩌다 보니 일러스트레이터를 먼저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나를 배려한 반응이겠지만, 엽서를 받은 분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 혹시 "엥? 이게 뭐야? 하는 느낌이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런 일은 없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회사에 다닐 때는 당연했던, 직책과 명함이 퇴사를 하고 보니, 오롯이 내가 하는 말과 행동으로만 규정된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지니, 책임감과 함께 불안감이 밀려왔다. 명함에 부끄럽지 않게, 다양한 작업물을 잘 만들어내야 할 텐데.... 걱정이 많이 되지만, 하나씩 천천히 진행해 보자.


그나저나, 이 글을 쓰는 지금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데.... 퇴근길이 걱정이다. 오늘 무사히 집에 갈 수 있겠지??


미니쭌 명함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02화함께 배우고 싶은 것을 콘텐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