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9월 8일 맑음
지금 나는 앞니가 없다.
저번 주, 금요일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치과에 들어가기 전, 얼마나 많은 한숨을 쉬며 치과 주변을 서성거렸는지 모르겠다. 성인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치과가 무섭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건, 처음 걱정했던 것보다는 잇몸 상태가 괜찮았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기존 이빨을 뽑고, 바로 인공치근을 심을 수 없고, 빈 공간에 무언가를 채워 넣은 다음, 잇몸이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하셨었다.(너무 긴장해서.... 설명해 주신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이빨을 뽑고 잇몸 상태를 보니, 바로 인공치근을 심을 수 있었고, 덕분에 가장 아프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딱, 하루로 끝낼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인공치근을 넣고 봉합한 부위가 다 아물 때까지, 앞니 없이 지내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앞니 없이 지낸 지 4일째,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죽만 먹고 있다. 씹지 못하니, 거의 물 마시듯 죽을 삼키고 있고, 덕분에 속은 더북룩하고, 항생제 때문인지 몸 상태도 영 좋지 못했다.
이 상태로 작업실에 나가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사실 밥 먹을 때 티스푼으로 먹고 있는데, 다른 분들이 있는 공간에서 티스푼으로 식사를 하는 건 조금 많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니가 없다 보니 발음이 자꾸 샌다. 그래서 이번 주는 그냥 집에서 작업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작업실에 가서 노트북과 태블릿을 챙겨 집으로 왔다.
몸상태는 여전히 멍하고, 속도 불편한데 커피는 포기할 수 없었다.
전날 제대로 못 자서, 감기는 눈으로 커피를 마셨지만, 각성작용보다는 위산이 먼저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는 여전히 스리멍텅하고, 속은 계속 쓰리고 답답했다. 그래도 웃음이 나왔다. 아마도 새벽에 뒤척이다가 SNS에서 본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오늘은 월요일, 월래 웃는 날이니까 웃어야지"
앞니도 없고, 속도 안 좋고, 머리도 멍하고, 기분까지 안 좋지만, 그대로 월요일이니까 웃자.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편해지고, 피식 웃음이 났다. 이번 주는 몸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계속 웃는 한 주를 보내기 위해 노력해보려고 한다.
다음 주에는 진짜 이빨을 넣기 전 테스트용 가치를 넣는다고 하셨다. 가짜 이빨이어도 다시 앞니가 생기는 거니, 꼭 바삭하게 잘 튀긴 치킨을 먹고 말 테다. 진짜 원 없이 먹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