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09화. 신입관리의 일탈

조선시대 개꿀 신입복지 독서당

by 미니쭌
미니쭌 / 신입 관리의 일탈





세종대왕이 유능한 신입 학사들이 학문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허가했던 특별 휴가 제도, 독서당에서 출발한 상상입니다. 조용한 겨울, 독서당에 선발된 한 선비는 하루 종일 공부를 이어가다 눈 내리는 새벽 작은 일탈을 즐기게 됩니다. 정자로 나와 화로에 고구마를 굽고, 따뜻한 불빛 아래 소설책을 펼칩니다. 함께 나온 고양이도 처음 보는 흰눈이 신기한지 살짝 맛을 보며, 선비와 나란히 새벽 풍경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번 일러스트는 조선시대 [독서당]제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독서당은 젊고 유능한 관리들이 출근하지 않고, 조용한 곳에서 학문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마련된, 월급도 주고, 멘토링 서비스도 있는, 특별 휴가 제도였습니다.



☑︎ 독서당의 시작

1426년, 세종대왕은 집현전 신하들 중, 학문적 재능이 뛰어난 인재들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특별 휴가를 주었는데, 이것이 독서당의 시작입니다.처음에는 집에서 독서를 하다가, 점차 제도가 발전해, 성종 때는 마포 한강변에 [남호독서당]이, 중종때는 용산 두모포 정자를 고쳐 [동호독서당]이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 어느 선비의 작은 일탈

이 이야기를 들으니, 조용한 겨울날 독서당에 선발된 선비의 작은 일탈이 떠올랐습니다. 눈이 내리자 선비는 화로를 들고, 정자로 나와 고구마를 굽고, 눈을 구경하다가, 소설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화로불이 조금 센것 같지만, 처음 해보는 일탈이 즐겁기만 합니다. 함께 일탈을 즐기는 고양이도, 처음보는 눈이 신기한듯 혀를 내밀고 있네요.



☑︎ 숨겨진 이야기

독서당에 선발된 인재들은 단순한 술자리가 아닌, 학문적 교양을 쌓는 계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임을 기념해 글과 그림으로 남긴 것이 바로 계회도 입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 [독서당계회도] 였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며 사라집니다. 2011년 미국의 한 경매에, [독서당계회도]가 출품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경매에 참여해,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독서당계회도는 2022년 7월 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12화08화. 일러스트 제작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