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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Dec 15. 2023

오전 9시 집안일 마감 하고 싶다면?

미니멀라이프 실천 1년 반 하루 종일하던 집안일에서 해방되었다.

미니멀라이프 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4남매와 함께 지내며 집안일로 하루 종일 힘겨워하던 날이 아주 오래전처럼 느껴진다. 최근에는 오전 9시에 1차 집안일 마감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아이들 등원시키고부터 '한 시간만 딱 집중하자' 하고 10시에 마감했었다. ‘마감’이라고 하면 거대한 일의 끝을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전업주부에게 '집안일 마감'이란 집안일을 주어진 시간에만 하고 나만의 시간을 갖겠겠다는 굳은 마음가짐이다. 등원시키고 나서 '오롯이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자'는 마음으로 집안일 마감을 선언한다.


내가 일어나기 전부터 일어나서 ‘밥 달라고 꿀꿀꿀’ 하는 첫째 아들의 알람으로 깬다.

7시쯤 몸을 일으키자마자 이부자리 정리를 한다. 블라인드를 올리고 창문을 조금 열어둔다.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고 4남매의 아침부터 챙긴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빨래를 갠다. 밤새 건조기 앞에 놓여있던 빨래들을 정리하고 아이들에게 각자의 옷을 챙겨 넣으라고 한다. 큰 아이들은 늦게 일어난 날을 제외하고는 함께 빨래 정리를 한다.  

셋째,넷째 등원가방 준비를 해서 현관 앞에 둔다. 그동안 다 먹은 아이들은 식기를 싱크대에 둔다. 식탁 위의 물건들을 제자리로 옮기고 행주로 닦는다. 싱크대에 있는 그릇과 컵을 바로 설거지하거나 식기세척기에 넣는다.  

초등학생인 첫째, 둘째는 등교 준비를 알아서 한다. 등교 준비 전 이부자리 정리를 한다. 창문을 조금 열어둔다. 이부자리 정리만 아이들이 해줘도 할 일이 적어져서 좋다. 습관화되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늦게 일어나지 않는 이상 잘 지키고 있다. 저녁에 읽다가 잠들어 널브러져 있는 책들을 책장에 넣는다.

동생들의 뽀뽀 세례를 받고 형누나는 학교로 출발한다.


어린 셋째, 넷째의 등원 준비를 한다. 준비를 마친 후 아이들은 잠깐 놀게 한다. 거실 창문을 조금 열어 환기시킨다. 거실과 방바닥에 있는 모든 물건을 밀대로 쓱 밀어 쓰레기 통 앞에 놓아둔다. 거기서 제자리에 둘 물건은 자리를 찾아준다. 나머지 쓰레기는 빗자루로 모아 쓰레받기에 담아 버린다.

시간이 조금 남는 날엔 물걸레질까지 마친다. 그렇지 않은 날은 이렇게까지 하고 오전 집안일 마감이다.

1년 반 동안 매일 물건을 비우고 정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루틴이 생겼을 뿐 아니라 집안일 속도가 빨라졌다.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시간이 단축되었다. '이것도 경력인가?' 집안일 경력이 쌓여가고 있다.

예전 모습은 아이들 등원시키고 오면 초토화된 거실이며 방을 보며 한숨부터 쉬었더랬다.

'이걸 언제 다 치우지?' , '하루만이라도 집안일을 안 하는 날이 있으면 좋겠다..' , '아오, 지긋지긋해'  등등 부정의 깊은 웅덩이로 나를 끌고 갔었다.

이제는 어떤 상태든지 ‘이 정도면 몇 분 안에 정리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게 되었다.


이렇게 산뜻하게 시작한 하루는 나머지 시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를 이끌어준다.  

엄마만의,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좋아하는 일들을 해가며 행복 배터리를 충전한다.

엄마인 나도 집에서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육아하며 집안일에 허덕이며 힘겨워하는 전업주부인 엄마들에게 꼭 미니멀라이프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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