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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Dec 29. 2023

여러모로 이로운 미니멀라이프

아이들과 집안일 함께하기, 환경 생각하기

길고 긴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전업주부에게 아이들 방학이란 엄마의 개학이다. '엄마도 방학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라는 두 마음이 공존한다.

그나마 미니멀라이프를 하기 때문에 집안일 시간을 정해서 하기에 예전과는 다른 방학 시간들로 보낼 수 있었다.

정해진 시간에만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끼리 잘 노는 시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안일만 주구장창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곤 했다.


정리할 물건들이 적어지니 아이들이 마구 늘어놓아도 눈을 질끈 감아줄 수 있게 될 정도의 유연함이 생겼다.

정리시간 전까지는 얼마든지 어지럽혀도 아무 말하지 않는다. 정리 시간을 정해두고 놀이처럼 하나씩 정리해간다. '정리 부스터를 달고 정리모드, 정리모드. 정리대장들 출동!'을 외친다. 남자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첫째에게는 이제 잘 안 통하지만 말이다. 바닥의 물건들을 싹 밀대로 밀어 쓰레기통 앞에 모아 놓으면 아이들은 필요한 물건들을 건져내 제자리에 둔다. 나머지는 쓰레기통에 넣는다. 청소기를 돌리고 아이들은 걸레로 닦기 시작한다.


아이가 넷이니 함께 하면 청소가 빨리 끝난다. 물론 혼자 하면 더 빨리 끝날 수 있겠지만 집안일은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말을 들어 실천하고 있다. 아이들도 깨끗해진 집을 보며 우리가 움직여서 청소했더니 깨끗해졌다며 좋아한다.

40개월 막내의 밀대 두 개로 걸레질하는 모습

집안일을 함께 하며 기여와 협력을 가르친다. 엄마 혼자의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모두 힘을 합칠 때 깨끗하고 편안한 공간이 됨을 일깨워준다. ‘00 이가 노력해줘서 우리 집이 이렇게 깨끗하고 단정해졌어’라며 칭찬해 준다.

미니멀라이프 하기 전에는 ‘늘어놓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냐’며 투덜대기 일쑤였다. 집안일을 돕 지 않고 늘어놓기만 하는 아이들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이런 삶의 변화들이 모여갈수록 미니멀라이프가 참 이로운 삶의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자기 계발뿐 아니라 조금 더 나아가 환경을 생각하게 되었다. 플라스틱 통에 들어있는 샴푸를 다 사용한 뒤 샴푸바를 구매해 봤다. 비누라 사용하고 남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없을 것이라는 것에 뿌듯했다.


수세미도 있던 것들을 모두 사용하고 천연수세미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생각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잘 닦이고 거품도 잘 난다. 지금껏 사용한 플라스틱 칫솔들이 썩은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을 듣고 대나무 칫솔도 구매해 봤다. 한 달에 한 번 교체해줄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친환경 제품들이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환경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아끼지 않게 되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한 요즘, '나 하나의 변화로 뭐가 달라 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생활들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다 보면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고수 미니멀리스트들은 물건 비우기 이후 생겨난 여유시간에 자기계발하고 환경을 생각하게 되고 건강을 생각하며 비건까지 하게 된다고 한다.


미니멀라이프 단계의 다음 도전은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생활을 이롭게 하는 이 라이프 방식을 알게 되고 실천하게 되어 감사하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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