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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Apr 14. 2024

우리 집도 모자라 남의 집 정리를 하러 갔다

정리의 기쁨을 전하러 다니는 4남매맘

4남매 엄마인 내가 정리를 통해 삶이 바뀌어 가고 있다. 집에 있으면 숨이 가쁠 정도로 힘들어했다. 미니멀라이프를 2년 동안 실천하며 새 삶을 살고 있다.


발 디딜 틈 없던 우리 집을 바꾼 건 물론이고 정리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찾아가서 돕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 정리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2년 동안 SNS에 기록을 쌓아가기 시작했고 정리하고 비우는 일상을 영상과 글을 통해 공유했다. 그래서인지 몇 분이 찾아가는 정리 서비스를 신청해주었다.


처음 방문하게 된 집에 가서 정리를 하게 되었다. 들어갔을 때 첫 느낌은 '많이 바쁘셨구나, 물건이 주인인 집이구나'였다.

정리 전 모습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남편과 2교대 근무로 집을 돌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리를 좋아하는데 맘 먹고 정리하면 가족들이 늘어놓는 일상이 반복되다가 결국 지쳐서 놓아버렸다고 한다.

정리해도 잠깐 뿐이지 유지가 되지 않는 걸로 인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던 모양이다.


10살 차이가 나는 딸들이라 물건의 종류도 다양했다. 공부를 많이 하는 부부라 샤프심과 지우개, 볼펜 등도 수없이 많았다.

정리를 요청한 방은 작은 아이방이라고 불리는 방인데 문을 닫고 살았다고 한다.  먼지가 가득할 거라며 마스크를 권했지만 답답할 것 같아 사양했다. 5살 아이가 본인 방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난감이 가득 있긴 했지만 방에 들어가 놀지 못하고 꺼내어 거실에서 놀았던 모양이다.


정리의 시작은 비움이라 일단 책장에 있는 물건들을 바닥으로 꺼냈다. 작은 방이 더 비좁아졌다. 물건들을 분류하고 남길 것들만 골라내는 방식으로 했다.


새 문구류만 모아놓는 상자에 지우개만 해도 50여 개 이상이었다. 샤프심도 그 정도 되는 듯했다.

더 이상 사지 않고 상자 안에 있는 걸 먼저 사용하기로 했다.

큰 아이는 취미부자인 듯 보였다. 마스킹 테이프, 네일용품, 필통 등이 많이 있었다.

장난감들과 인형들도 있었는데 놀았던 흔적이 잘 보이지 않았다.


색연필, 사인펜, 볼펜, 연필 등 아까워하지 않고 비워내기로 했다. 크레파스 기부처는 아는 데 사용했던 문구류의 기부처는 알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그냥 버기로 했다. 아이에게 방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선택이었다.


이 골라내고 비워내는 작업이 어려워 정리를 못 했다고 한다. 제가 결정해 드리겠다고 하고 빠르게 비워나갔다.


많은 이들이 ‘언젠가 쓰겠지.’ 하는 물건들로 방을 채워나간다. 평당 가격을 생각해 보면 물건들에게 우리의 공간을 내어줄 수 없다. 집에 사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집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 꺼내어 어느 정도의 양이 있는지 확인하고 비워내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빈 공간을 보며 이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최상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냥 버리기 아깝다면 기부하거나 중고판매 하면 된다. 중고판매하는 시간내기가 어렵다고 하셔서 버리는 쪽을 택했다. 나눔 가능한 것들은 내가 가져와서 아름다운 가게에 갈 때 같이 나눔 하기로 했다. 환경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75리터 재활용봉투를 꽉 채우고 20리터 봉투를 채워냈다.

첫날 비워낸 물건들

방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정리되어 가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남편의 물건은 물어보고 비워내기로 해서 완벽하게 정리하기는 어려웠다.

인형과 장난감도 많이 비워내니 빈칸이 생기기 시작했고, 장난감들의 제자리도 정해줄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 큰 책장이 문을 열자마자 보이게 되어 있어서 책장의 위치를 바꿔도 되는지 물어보고 진행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둘째 아이의 방 모습이다.

정리 후 모습

나중에 아이가 방에 들어가서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셔서 뿌듯했다.


물건이 주인이 아닌 사람이 중심되는 집을 만들어가는 이 정리과정이 누군가에게는 힐링이 되기도 한다.

공간이 주는 힘이 있고 정리의 기쁨을 전하러 여러 사람들을 찾아가려 한다.


정리 전 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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