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니멀 게임 : 멈추지 말고 비워라

by 미니멀랑이



어김없이 오늘도 물건을 비웠습니다. 물건이 있던 그 자리에는 빈 공간의 여유로움이 생겼요. 걸 또 흐뭇하게 보고 있으니 저 역시도 홀가분함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어요. 이것이 바로 미니멀 라이프의 효과인가 봅니다.


오늘도 미니멀 라이프와 함께 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가 어떤 삶인지 알게 되었고, 그러한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배웠습니다. 이제는 그 배움을 실천으로 옮기는 중이고요. 그것이 비움의 시작이었습니다.


집안에 어떤 물건이 얼마만큼 있는지를 파악해 놓았던 덕분에 비움은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쓰임을 잃은 물건들을 시작으로 쓰고 싶었지만 쓸 수 없던 물건들까지 귀신같이 찾아내서 비워냈습니다.


그러나 비움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하는 일도 아니었고, 검사나 확인을 받는 일이 아니었기에 물건을 버리는 날이 조금씩 줄더라고요. 비웠을 때의 그 가벼움은 점점 옅어져 갔고 결국 저의 비움은 멈춰버렸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보게 된 영화 <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 행복 찾기>. 2019년에 개봉한 독일영화입니다. 친구인 두 남자의 내기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로 100일 동안 매일 한 개씩 필요한 것들을 챙기며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고 감동적이게 그렸더라고요. 살짝 울컥했던 모습은 쉿!


덕분에 영화처럼 똑같이 할 수는 없었지만 미니멀 게임을 통해 다시 한번 홀가분함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비움 -1



■ 미니멀 게임

: 물건을 버리는 게임으로 시작일부터 1일은 1개, 2일은 2개, 3일은 3개.... 31일 31개를 비우는 게임


그렇게 시작한 미니멀 게임.

첫째 날 하나의 물건을 비우고, 둘째 날 두 개의 물건을 비워냈습니다. 자신감 있게 시작한 미니멀 게임이었지만, 10일째다 되니 한계에 다다르더군요. 하루에 10개의 물건은 좀. 결국 시작한 지 10일째 되는 날, 게임을 멈췄습니다.


게임이라고 해서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걸까요? 10일도 넘기지 못하고 멈추게 되었으니. 거기에 비움이라는 것은 하루 만에 아니 단 며칠 만에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물론 여기서 멈췄다고 그만둘 거였음 시작도 안 했겠죠? 그렇게 미니멀 게임을 저만의 방법으로 살짝 바꿔 다시 도전을 했습니다.


■ 나만의 미니멀 게임의 방법

첫째. 하루에 한 개의 물건을 버린다

둘째. 재구입 물건은 제외한다

셋째. 정해진 개수나 양을 초과하면 비운다

넷째. 3개월 동안 미사용 물건은 비운다


물건을 비우면서 새로운 것들을 참 많이도 배웠습니다. 처음으로 실패도 해봤고요. 그래서인지 다시 하는 미니멀 게임에 조금은 겁이 나기도 합니다. 왠지 또 실패할 거 같았거든요. 대신 매일 버리는 물건이 한 개라는 것은 시작하기 참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버리는 양이 줄어들어 집안의 변화 속도는 늦어질 겁니다. 하지만 저 같은 초보 미니멀리스트에겐 꾸준히 비우는 것만으로도 성공이거든요. 또 이만한 방법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비움에 도움을 줄 미니멀 게임. 성공하고 싶다는 의지가 마구마구 생깁니다.


비움 -2



항상 여는 옷장 속에 꽉꽉 차 있는 옷들은 물론이고, 물건들이 여기저기 꼭꼭 숨어있는 지금의 상태를 보더라도 좌절하지 않겠습니다. 미니멀 게임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어 보일 테니까요. 이런 게임에 많은 분들이 빠져들어 보기를 진심을 바랍니다.


생활하는 집안에 살림살이가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으며. 그저 그 물건들 안에서 단순하고 홀가분함을 느끼며 살고 싶은 것일 뿐. 이런 삶이야말로 진정한 미니멀리즘이 있는 인생 아닐까요? 물론 아무것도 없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도 말리지 않겠습니다.


단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기준을 나에게 맞추는 거예요. 물건의 많고 적음 역시 본인의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요.


단순한 삶, 홀가분한 삶, 간소한 삶


이제는 저도 웬만한 물건들은 모두 비워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냐고요? 요즘따라 정말 비워야 하는 물건들이 눈에 띄지 않거든요. 미니멀 게임도 막바지에 온 거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게임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갑갑하고 답답한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들에게는 결코 좋은 영향을 줄 수 없기에 그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의 최종 목표도 같을 거라 생각하고요. 그래서 비움은 저의 삶에 필수가 되었습니다. 비움에 좀 더 가까이 가고 싶은 분들은 미니멀 게임, 놓치지 않으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자!!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7화소유한 물건 파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