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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모유가 좋을까?

젖물리기부터 피해야 할 음식까지

by 김민재

모유 수유, 가장 힘들지만 가장 좋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특히 처음 며칠 동안은 아기가 젖을 잘 빨고, 충분히 먹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모유 수유가 익숙해지면 아이와 엄마에게 가장 쉽고 만족스러운 수유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젖 물리기(Latching on)란 아기가 젖을 먹기 위해 엄마 가슴에 달라붙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분들이 젖 물리기 단계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엄마와 아기가 함께 배워야 하는 기술입니다. 이처럼 모유 수유는 익숙해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아이와의 애착 형성은 엄마의 유두가 아프거나 갈라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므로 최대한 자주 시도하되,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모유 수유는 양쪽 가슴을 번갈아 가면서 완전 수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수유가 끝날 무렵에 더 많은 양의 모유를 섭취할 수 있게 됩니다.

Screenshot 2025-04-18 at 00.43.43.png 모유© Getty Images

신생아는 밤낮으로 모유 수유를 원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주기적이지 않은 모유 수유 역시 매우 정상적인 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신생아는 처음 몇 주 동안 하루에 최소 8회 모유 수유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기는 낮이나 밤중 특정 시간에 수유를 원할 수 있고, 혹은 둘 다 원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밤에는 프로락틴(모유를 생성하는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밤 시간에는 아기가 더 많이 더 오래 수유하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급성장하는 시기에는 며칠 동안 집중적인 수유를 할 수 있지만,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잡으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보통 첫 3~4개월 동안은 아기가 더 자주 수유를 원할 때입니다.


아기가 수유 참여에 적극적이고 더 효율적으로 하게 되면 수유 횟수를 줄여야 할 것이며, 수유 횟수와 시간은 아기가 직접 결정하도록 두어야 합니다. 다만, '아기에게 너무 자주 수유하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기의 놀라운 조절 능력 덕분에 '모유 수유를 너무 많이 하는 것(overfeeding)'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젖 물리기 단계는?


젖 물리기는 모유 수유의 핵심이자 성공적인 수유를 위한 기본입니다. 아래는 올바른 젖 물리기를 위한 단계별 안내입니다.

Screenshot 2025-04-18 at 00.43.00.png 젖 물리기는 모유 수유의 핵심이자 성공적인 수유를 위한 기본입니다. © Getty Images

1단계: 편안한 자세로 아기 안기
아기를 편안하게 안고, 아기의 몸 전체가 엄마를 향하도록 합니다. 아기의 머리가 엄마의 팔꿈치 부근에 위치하고 몸은 엄마의 팔뚝에 지지되도록 합니다. 아기의 코가 엄마의 젖꼭지와 같은 높이에 오도록 자세를 조정합니다. 이때 아기의 귀, 어깨, 엉덩이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단계: 아기의 반사 작용 유도하기
아기의 윗입술이 엄마의 젖꼭지에 살짝 닿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기는 '찾기 반사'(rooting reflex)를 보이며 자연스럽게 입을 크게 벌리게 됩니다. 아기가 입을 작게 벌리면 젖꼭지로 아기의 아랫입술을 부드럽게 건드려 입을 더 크게 벌리도록 유도합니다.


3단계: 깊게 물리기
아기가 입을 크게 벌리면, 재빠르게 아기를 가슴 쪽으로 당겨 젖을 깊게 물립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아기의 턱이 먼저 엄마의 가슴에 닿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기의 턱이 유륜(젖꼭지 주변의 어두운 부분) 아래쪽에 닿고, 혀가 젖꼭지 아래로 깊숙이 들어가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아기의 머리를 살짝 뒤로 젖혀 턱은 가슴에 닿고 코는 떨어지도록 만듭니다.


4단계: 올바른 물림 확인하기
올바르게 젖을 물었을 때는 엄마가 먼저 알아챌 수 있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아기의 턱이 엄마의 가슴에 단단히 밀착됩니다.

아기의 입이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아기의 아랫입술이 바깥쪽으로 뒤집혀 있습니다.

엄마의 시야에서 보면 아기의 아랫입술보다 윗입술 주변으로 유륜(어두운 부분)이 더 많이 보입니다.

아기의 뺨이 통통하고 둥글게 부풀어 오릅니다.

아기의 코는 막히지 않고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습니다.

아기가 리듬감 있게 깊고 천천히 빨고 있으며, 때때로 잠시 쉬었다 다시 빱니다.

(매우 귀엽게도) 삼키는 소리가 들립니다.


5단계: 불편함 확인하기
올바른 젖 물림은 엄마에게 통증을 주지 않습니다. 젖을 물린 후 처음 몇 초간 약간의 불편함은 있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아기의 입에서 젖을 빼고 다시 시도해야 합니다. 젖을 빼려면 아기의 입 모서리에 깨끗한 손가락을 넣어 진공 상태를 해제한 후 조심스럽게 빼냅니다.


올바른 젖 물리기는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연습을 통해 엄마와 아기 모두 점차 익숙해집니다. 지속적인 통증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수유 상담사나 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모유 수유의 이점은?


아기의 관점에서: 모유는 아기를 위한 맞춤형 식사입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고, 아기의 면역력을 높여주어 특정 감염으로부터 보호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아기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유 수유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 소아 당뇨병, 백혈병의 위험을 줄여줍니다. 모유 수유는 그 양과 관계없이 아기에게 유익하지만, 6개월 동안 모유 수유만 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아기 면역 효과 및 보호 효과를 제공합니다.

Screenshot 2025-04-18 at 00.45.38.png 물론 6개월 이후에도 모유 수유를 지속하는 것은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 Getty Images

물론 6개월 이후에도 모유 수유를 지속하는 것은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모유는 아기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아기가 단단한 음식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엄마의 관점에서: 모유 수유는 엄마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 자궁은 날이 갈수록 점차 작아지는데, 모유 수유를 하면 자궁 크기 회복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점으로 아기와의 유대감을 들 수 있습니다. 모유 수유는 엄마와 아기가 친밀감을 느끼고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모유 수유를 하게 되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아기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데 도움이 됩니다.

Screenshot 2025-04-18 at 00.46.29.png 유축도 모유 수유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 Getty Images

또한, 모유 수유 시 건강상의 이점도 있습니다. 모유 수유는 유방암, 난소암, 골다공증,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춰준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유축도 모유 수유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모유를 짜놓고 저장했다가 나중에 아기에게 먹일 수 있도록 하는 행위를 유축(expressed milk)이라고 합니다. 보통 모유를 손으로 짜거나 전동 또는 수동 펌프 중 본인에게 더 편한 방법으로 짤 수 있으며, 모유를 짜낸 후에는 아기에게 바로 먹이거나 냉장고 혹은 냉동고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Screenshot 2025-04-18 at 00.46.55.png 엄마는 정말 위대한 존재들 입니다. © Getty Images

직접적인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유축을 통해 간접적인 모유 수유를 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미숙아이거나 출생 후 문제가 있는 경우, 엄마가 바쁜 직장인일 경우, 가슴이 불편할 정도로 꽉 찬 느낌이 들 때, 아기가 젖을 잘 물거나 빨지 못하는 경우, 모유 공급량을 늘리고 싶을 때, 이유식 시작 시 모유를 일부 포함시키고자 할 때 등 유축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아기가 모유 수유에 만족하고 자신감을 가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유축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합니다.



모유 수유 시 피해야 할 음식과 음료는?


먼저 아기가 특정 음식이나 음료에 민감하다면 이를 피해야 합니다. 엄마가 먹고 마신 음식의 흔적이 모유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모유 수유 시 피해야 할 음식으로 카페인, 알코올, 특정 생선, 땅콩, 우유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카페인은 차와 커피뿐만 아니라 초콜릿, 에너지 음료와 청량음료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카페인은 각성제이므로 아기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유 수유 중에는 카페인을 끊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을 마신다면 하루에 300mg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대략적인 수치는 필터 커피 1잔 = 140mg, 차 1잔 = 75mg, 에너지 음료 1캔(250ml) = 80mg, 콜라 1캔(354ml) = 40mg, 초콜릿 바 1개(50g) = 최대 50mg 정도입니다.


모유 수유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안전하지만, 가끔 마시는 술은 아기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일주일에 한두 번 1~2잔 정도는 괜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음주와 모유 수유 사이에 2~3시간의 간격을 두어야 하며(모유 수유가 잘 이루어진 후에만 음주해야 함), 이렇게 하면 알코올 성분이 모유에서 빠져나갈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는 술을 마시기 전에 젖을 짜고 아기에게 젖병으로 모유 수유를 진행하여 직접적인 모유 수유를 건너뛸 수 있습니다. 참고로, 수유를 놓친 경우라도 가슴이 불편할 정도로 꽉 차게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으로 술을 마셨다면 아기와 같은 침대를 쓰거나, 아기와 같이 소파에서 자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의 위험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생선, 예를 들면 상어, 황새치, 청새치 등은 수은 함량이 높기 때문에 일주일에 1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생선들은 일주일에 2번 정도가 적당하고 특히 기름진 생선(신선한 참치, 연어, 송어, 고등어, 청어, 정어리 등)은 일주일에 2번 이상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모유 수유 중에 땅콩(또는 땅콩버터와 같은 땅콩 기반 식품)을 피해야 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외국에서는 흔하지만 한국인에는 드물게 나타나는) 땅콩 알레르기도 조심해야 합니다. 본인과 아기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걱정된다면 의사 및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유 알레르기(CMA: Cows' milk allergy)는 가장 흔한 소아 식품 알레르기 중 하나입니다. 이는 분유를 처음 먹이거나 아기가 고형식을 먹기 시작할 때 더 흔하게 발생하지만 모유 수유 중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유 알레르기 증상은 보통 가려움을 유발하는 붉은 발진 같은 피부 반응, 입술·얼굴·눈 주위의 부기, 복통, 구토, 설사 또는 변비, 콧물 또는 코 막힘, 습진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아기는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는 유당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뜻일 뿐, 알레르기는 아니며 일시적인 증상(설사, 구토, 복통 또는 복부 울렁거림 등을 동반)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아기에게 알레르기 반응이나 과민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걱정된다면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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