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이 글을 반드시 숙지합니다!
기나긴 임신 기간이 끝나가면서 산모와 가족들은 이제 또 다른 관문을 준비합니다. 바로 임신의 마지막 관문이자 가장 중요한 '출산'입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은 출산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고생에 대한 보상은 사랑스러운 당신의 아가의 건강한 출산입니다. 하지만 출산은 쉽지 않습니다. 진통이 올 때 자궁은 수축했다가 다시 이완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일련의 반복을 통해서 아기는 세상의 빛을 보게됩니다.
하지만 진통은 이름만 들어도 공포스럽습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진통이 극심한 생리통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의외로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진통은 아기를 아래로 밀고 자궁 입구(자궁경부)를 열어 아기가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반드시 진통이 있어야 출산이 가능해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진통은 쉽지 않습니다. 출산은 더 힘듭니다. 이 때문에 신은 여성의 몸이 임신을 했을 시에 가장 안전하게 출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를 프로그래밍 해놓은 듯 보입니다. 바로 임신부는 두가지 다른 형태의 진통을 출산 전 경험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임신부 들은 임신 중, 특히 말기에 이러한 진통의 (통증 없는) '연습' 버전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통증은 대부분 통증이 없지만 불규칙적입니다. 이러한 진통을 가짜 진통이라고해서 ‘가진통’ 혹은 ‘브랙스톤 힉스(Braxton Hicks) 수축’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임신 말기의 가진통은 말 그대로 출산과는 관련이 없는 진통으로, 자궁 경부가 열리지 않으면서 불규칙적으로 짧게 그리고 약하게 지속되는 자궁 수축을 일컫습니다. 대부분 생리통처럼 느껴진다고 하지만 개인차가 매우 심해서 대부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랫배가 뭉치는 느낌이나 허리가 당기는 정도의 작은 통증이 발생되기도 하며 임신 말기일수록 횟수가 증가합니다. 자궁 수축을 기록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매번 기록을 하다보면 위 진통이 일정한지 살필 수 있으며 진진통과 구분할 수 있게 되는데, 보통 20~30분 정도 눕거나 앉아서 안정하면 사라집니다.
참고로 가진통은 자궁이 분만을 연습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진통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가진통의 가장 주된 원인은 탈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미한 탈수도 수축을 유발할 수 있으며, 태아의 움직임도 가진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활동, 특히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것도 수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가진통은 더 길어지고, 강해지며,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통 중에는 자궁 근육이 수축하고 통증이 증가합니다. 복부에 손을 대면 더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근육이 이완되면 통증이 사라지고 단단함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보통 분만의 시작을 알리는 '잠복기'로 보는데, 이때 부터는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지고 얇아지며, 아기가 태어날 수 있도록 열리기 시작합니다. 즉 가진통이 '진짜 진통'으로 바뀌고 있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몇 시간 또는 며칠이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은 한 두번의 '강한' 가진통으로는 출산이 가까워졌다고 진단하지 않고 진통이 더 자주 올 때까지 집에 머물것을 조언할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태아 안전 검사와 내진을 시행해서 진진통인지 가진통인지 확인하게 되는데, 자궁 수축이 20분당 4회 혹은 한 시간에 8회 정도 진행되며, 자궁문이 1 cm 이상 열리고 80% 이상의 자궁 경부 소실이 확인되면 그제서야 이를 ‘진진통 (실제 진통)’이라고 부르며 이때부터는 산모가 분만을 준비하게 됩니다.
참고로 가진통과 진진통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율'의 여부입니다. 이는 실제 진통이 자궁 상부에서 시작하여 조율된 방식으로 자궁 중앙을 통해 하부로 이동하기 때문인데, 반면 가진통은 복부가 조여지는 느낌이며 한 부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항상 전체 자궁을 통과하지는 않습니다. 다음은 가진통의 주요 증상들 입니다.
가진통의 주요 증상:
- 불편하지만 보통 통증은 거의 없습니다.
- 수축 사이의 간격이 불규칙합니다.
- 각 수축 사이의 시간이 짧아지지 않습니다.
- 시간이 지나도 강해지지 않습니다.
- 수축이 점차 약해지고 결국에는 사라집니다.
반면, 진진통은 가진통과 다릅니다. 참고로 아래 5-1-1 규칙에 해당되면 즉시 의사에게 연락하거나 병원에 가실 수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진진통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병원에 가야할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느낄 것입니다. 이유는 진진통은 가진통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가진통 아무리 겪어봐야 진진통 한번이면 진짜 진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다음은 진진통의 주요 증상들 입니다.
진진통의 주요 증상:
- 말 그대로 진짜 '통증'이 있습니다.
- 각 수축 사이의 간격이 짧아집니다.
- 수축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고 오래 지속됩니다.
- 중요한 점은 멈추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 보통 '5-1-1' 규칙 (5분마다 수축이 발생 - 각 수축이 최소 1분 지속 - 수축이 1시간 동안 지속됨)을 따르면 진진통입니다.
가진통에서 진진통으로 바뀌면서 본격적인 분만이 시작됩니다. 의료진은 잦은 가진통에도 당신을 집으로 돌려보낼 것입니다. 당신은 아직 출산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만이 시작된다면 의료진은 누구보다 먼저 당신과 아기의 건강한 출산을 준비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분만이 시작되었다는 징후는 반드시 알아두셔야 하며 이는 파트너나 남편에게도 일독이 요구되는 사항입니다.
참고로 분만이 시작되고 있다는 여러 징후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진통 혹은 자궁 수축을 들 수 있지만, 분만이 시작되기 직전이나 초기 분만 중 자궁경부(자궁 입구)에서 '점액 마개'가 빠져나오면서 끈적끈적한, 젤리 같은 분홍색 점액이 함께 나오는 "이슬(show)"이라고 부르는 현상도 분명한 분만 시작 징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슬은 한 번에 나오거나 여러 조각으로 나올 수 있으며 소량의 혈액이 포함되어 있어서 분홍색을 띄고 있습니다. 점액 마개가 빠져나왔기에 이슬이 시작됨은 자궁경부가 열리기 시작했음을 나타냅니다.
참로고 이슬 현상을 경험하지 않는 임신부도 있으니 이슬 현상이 없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많은 혈액이 손실됨을 느낀다면 이는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이나 의료진에게 전화하세요.
또한, 요통이나 아기의 머리가 장에 압력을 가해 발생하는 화장실에 가고 싶은 충동, 그리고 양수 터짐 증상을 들 수 있습니다.
아기는 양막이라는 액체 주머니 안에서 발달하고 자랍니다. 아기가 태어날 때가 되면, 이 주머니가 터지고 양수가 질을 통해 배출됩니다. 이것이 바로 양막 파열 (Rupture of membranes)입니다. 참고로 분만이 시작되었음에도 양막이 터지지 않을경우 분만 중에 조산사나 의사가 양수를 인공적으로 터뜨리는 것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즉, 양막은 반드시 터져야 하는 존재입니다.
중요한 점은 양수가 분만전에 자연적으로 터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임신 말기가 되면 외출할 때 생리대(탐폰은 사용하지 마세요)를 준비하고, 침대에 보호 시트를 깔아두시고 잠을 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양수가 터지면 때로는 천천히 흐를 수 있지만,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물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수는 맑고 옅은 색입니다. 때로는 양수와 소변을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양수가 터질 때에는 피가 약간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양수가 터지면 양막은 더 이상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임산부와 태아는 융모양막염 또는 패혈증과 같은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양막 파열 후 분만까지의 시간이 오래 진행 될 수록 더 많은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막 파열 후 24시간 안에 태아를 출산하는 편이 산모나 태아의 염증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양막 파열 후 24시간이 지나면 의료진은 항생제를 처방하며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여러가지 조취를 취합니다. 따라서 양막은 최대한 늦게 터지고 터진 후에 바로 출산을 진행하는 편이 가장 안전하고 바람직합니다.
또한, 양막 파열 후 자궁 안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태반 조기 박리 및 유도분만 비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에 제왕절개 확률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느 누구도 집에서 이런 증상을 스스로 관리하고 이겨내길 원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 앞선 설명처럼 양수가 터지면 여러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라도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모니터링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양막 파열이 매우 일찍 진행될 때입니다. 임신 초, 중기에 양막이 터질 경우 아쉽지만 아기는 태어나더라도 살 확률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개는 기형아 등 다른 문제가 없다면 감염이나 양수량 등 산모 상태를 잘 보며 경과를 지켜보게 됩니다. 먼저 안정을 시킨 후 염증 경과를 살펴보고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의 보존적 요법을 적용하게 됩니다. 엄마와 아기는 생각보다 강한 존재입니다. 임신 초, 중기에 양막이 터진 산모 중 대략 15% 정도는 양막이 터졌던 곳이 다시 막히고 양수가 더 새지 않아서 만삭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모두가 바라는 시나리오 겠죠. 통계에 따르면 대략 25주 정도에 양막이 터질 경우 아이는 40%정도가 살아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기는 장애를 안고 살아갈 확률이 있으니 앞선 설명대로 양막은 최대한 늦게 터지는 편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임신 27주에서 31주 정도에 양막이 터지는 경우에도 보존 요법을 적용시킵니다. 분만을 시키더라도 태아가 살 확률이 크게 올라가는 31주 정도라도 (스스로 체온과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시기가 되므로 태아가 이 시기에 세상의 빛을 본다고 해도 생존 확률이 2~3주전에 비해서 크게 증가합니다) 분만을 진행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보존 요법의 여부를 결정합니다. 여전히 보존 요법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대략 임신 34주 정도까지는 보존 요법을 적용시키는 경우가 많으며 이후 부터는 분만을 적극적으로 유도 시킵니다. 이 경우 진통이 없을 경우에는 최대 2일정도까지 기다린 후 촉진제를 사용합니다.
임신 36주 정도 이후 부터는 제왕절개 계획 산모의 경우 바로 수술을 진행하며 자연분만 계획 산모는 진통이 올때까지 기다린 후 여의치 않을경우 촉진제를 사용합니다.
유도 분만을 기다리는 동안, 또는 자연적으로 분만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기로 선택한 경우, 아기가 평소보다 덜 움직일 때나 질에서 나오는 액체의 색이나 냄새에 변화가 있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는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세요:
만약 당신이 깨어 있다면 4시간마다 체온을 측정하고, 체온이 높아지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임신부의 현재 시점에서 높은 체온은 보통 37.5C 이상이지만, 이보다 낮아도 전화해야 할 수 있으니 걱정마시고 항상 전화하시길 바랍니다. 양수가 터진 후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 것이 감염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지만, 성관계는 감염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합니다.
어느 경우에서든지 양수가 터졌을 때, 양수에 냄새가 나거나 색이 있는 경우, 질 출혈이 있을 때, 아기가 평소보다 덜 움직일 때, 임신 37주 미만이지만 분만이 시작된 것 같을 때, 진통이 2분 이상 지속될 때, 10분 동안 6회 이상의 진통이 있을 때 등은 반드시 의료진을 만나야 하는 신호로 기억하세요.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으세요. 다음은 대표적으로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하는 예시들입니다. 반드시 기억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아기의 활동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는지 주의하세요. 움직임이 평소보다 적거나 전혀 없는 경우에는 오렌지 주스나 찬물 한 잔이 아기를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효과가 없다면 즉시 의사에게 연락하고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특히나 출산이 가깝다면 더 주저하지 마세요.
분만 초기에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분만 초기에는 진통이 강해지고 있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걷거나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수분 섭취도 매우 중요한데, 스포츠(이소토닉 음료 추천: 포카리스웨트, 게토레이, 파워에이드 등 침수액 성분이 인간의 체액과 같은 음료) 음료가 에너지 수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간식을 섭취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진통이 더 강해지고 고통스러워질 것을 대비하여 이완 및 호흡 운동 등을 시도함이 좋습니다. 이럴 때를 위해서 출산 파트너가 함께 참여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출산 파트너에게 등 등을 마사지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는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따뜻한 목욕을 즐길 수도 있으며,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서 파라세타몰을 복욕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파라세타몰은 분만 중에 복용해도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