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잘 뛰는 노하우
작년 6월,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11월까지 열심히 이어갔어요. 11월 말, 이직과 진학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러닝을 많이 뛰지 못했어요. 추위가 다가온다는 핑계로 올해 2월까지 러닝을 하지 못했죠.
4월,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 동안 27km를 달렸어요. 4월 5일에 오랜만에 뛰었더니 숨이 턱끝까지 찼어요.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다음 발을 내딛기가 벅찼어요. 작년에 매일 노래 10곡을 들으며 뛰던 사람은 어디 갔는지, 딱 1곡이 끝나갈 때쯤 걷고 싶어졌어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문장들을 떠올리며 뛰기 싫은 날에도, 몸이 안 좋은 날에도 일단 러닝 트랙으로 나갔어요. 막상 뛰고 나서 5분 정도 지나면 뛰기 싫은 마음도 뻐근한 몸도 다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렇게 5월에 55km를 뜁니다.
6월 중간 정도 온 지금, 66km를 뛰었어요. 4월에는 1km를 뛰는데 5분 30초 정도 걸렸다면 지금은 4분 30초 조금 넘게 걸려요. 쉬지 않고 1곡도 뛰기 어려웠던 때를 넘어서 최근에는 25-30분 동안 잘 뛰고요. 하루에 러닝을 두 번 나가는 날도 종종 생겼어요. 이제 러닝은 제 취미이자 특기고 생활입니다.
"일단 우직하게 하는 것. 그 시간이 쌓이면 천천히 뭐든 잘하게 된다." 이게 러닝이 제게 무섭게 알려준 교훈입니다. 어느 날에는 미친듯이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 요동치곤 해요. 어느 날에는 더 오래 뛰고 싶죠. 하지만 그렇게 무리하면 그 다음 날에는 러닝은 커녕 걷기도 어려워집니다. 아파요, 정말로.
러닝은 제게 매일 러닝 트랙으로 나가야 한다는 마음과 함께 페이스 조절의 노하우도 알려줬어요. 목표 거리, 시간을 달성하려면 무리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부상으로 주저 앉기 십상이죠. 일이나 삶도 러닝과 같다는 생각을 뛸 때마다 반복해서 생각해요. 부상 당하지 말고, 남들의 속도를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나는 내 페이스로 우직하게 가야 한다는 것을요. 내 걸음 속도와 내 숨쉬는 속도에 맞춰 꾸준하게 가야 한다는 것을요.
러닝을 잘 뛰는 방법은 그래서 딱 두 가지입니다. 일단 트랙으로 자주 나가는 것. 그리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기록을 늘려가는 것. 이 비결로 2-3달만에 체지방은 줄고 근육량은 늘었어요. PT를 받아도 잘 안 변하던 몸이 변하고 있습니다.
러닝을 잘하는 방법은 일을 잘하는 방법이랑 많이 닮았어요. 러닝으로 마음과 몸을 수련해서 일을, 프로젝트를, 공부를 더 잘할 수 있게 되면 어떨까요? 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도, 관계도, 능력도 좋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