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찾아 삼만리
한국어 교원 자격증 취득 후 바로 실무에 들어가 수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지식이 있는 것과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능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지식을 쌓아두었으니 외국인에게 적용을 해봐야 한다.
경험이 필요했다.
대상자를 찾아 하루빨리 가르치고 싶었다.
내 주위에는 외국인 친구가 몇 명이 있는데 그들은 한국어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부류와 한국어를 너무 잘하는 두 부류로 나뉜다.
두 부류 모두 내가 내가 찾는 대상이 아니다.
한국어를 한국사람 처럼 하는 외국인은 초보 교원인 내가 가르치고 싶은 대상이 아니었다.
내가 찾는 대상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한국어 초급, 한국어를 교재로 공부하고 싶은 학습자였다.
분명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난 초보지만 전문 지식을 겸비한 초보 아닌가!
먼저 재한 외국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찾았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었다. 오호라 여기서 내 첫 학생을 찾아봐야겠군.
커뮤니티를 둘러보던 중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요" 라는 글의 제목을 보고 내 눈은 반짝였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요.
1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서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매일 말할 사람도 없고 마트에서 계산하며 점원과 짧게 대화하는 게 전부예요.
남편은 일본어를 전혀 모르고 전 한국어 초급이라서 너무 힘이 듭니다.
한국어를 가르쳐주실 분 계신가요?"
공통 언어가 없어도 둘이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할 수 있구나..
이 두 분은 어떻게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 것일까.
언어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해서 타국 생활을 시작한 그녀가 안타까우면서도 대단해 보였다.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메일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기 앞서 경험을 쌓고 싶어요. 저 역시 일본어 학습자이니 함께 만나서 언어교환식으로 함께 공부하면 어떨까요?"
그녀는 내 의도를 잘 이해했는지 기뻐하며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들였고 일주일 뒤 만날 약속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