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나무를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심긴 곳에서 묵묵히 자란다는 것, 그 어떤 불평 없이 있는 자리에서 조용히 자란다는 것, 좋은 곳, 좋지 않은 자리를 따지지 않는다. 다른 무엇에 의해 억지로 옮겨지지 않는 한 늘 있던 자리에서 살아간다.
치열한 생존이 나무의 세계 안에도 있겠지만 수십 년 수백 년 수천 년의 세월을 끌어안으며 노거수가 된 나무는 더불어 천이를 이룬다. 그렇게 이루어진 숲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생명들로 채워진다.
숲,
숲 역시 전부를 내어준다. 그것도 제한 없이 그 품을 생명들에게 내어준다. 팍팍한 도시 삶에 지쳐 찾아온 이들도 외면하지 않는다. 기꺼이 자신을 환대의 품으로 내어준다. 보고 듣고 느끼며 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어준다.
그래서 숲과 나무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자리와 닮은 그러나 그와는 또 다른 차원의 세상이다. 고요함이 있고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질서 있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사유가 있고 회복력이 있고 생명으로 가득 찬 또 자유가 있는 세상이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면 고마운 마음이 든다. 배울 점이 있다. “고맙다 나무야! “, ”고맙다 숲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