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심공 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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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공으로 계속해서 '조직개발'에 대한 스터디를 사회혁신협동조합 '조직해봄' 스터디에 진행하고 있다. 오늘 내가 맡은 부분은 인간중심의 상담으로 유명한 칼로저스이다. 로저스는 1902년에 태어났고 1940년대 인간중심 상담으로 상담학계의 혁명을 이룬 구르이다.
오늘 우리가 '조직개발'에서 로저스를 다루는 이유는 진정성과 경청, 자기실현과 자기형성이라는 개념들이 조직 안에서 개인이 진정으로 자기를 형성해나가고 개발해 가는 과정에서 조직은 지속가능한 자율적 성과가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난시간에 우리가 알아봤던 진정성 리더십도 로저스의 인간중심 상담이론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자~ 이제 로저스의 이론을 정리해보자.
카운셀링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여 촉진하는 자로서 내담를 정선껏 보살폈다.
내담자를 환자라고 부르지 않고 클라언트라고 부르며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 갔다.
치료과정에서 과학적인 데이타분석과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서 상당함의 발전에 영감을 주었다.
라포형성과 공감, 경청기법을 개발하고 인간중심으로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기법들을 만들었다.
경영학, 조직개발 영역에서 로저스의 업적은 90년대생들의 특징인 '재미, 의미, 성장'에 있어서 자기 실현과 자기형성을 자발적으로 개발에 투입할 수 있도록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영향을 미친다.
진성리더십의 경우 로저스의 이론들이 많이 적용, 반영되었다.
https://brunch.co.kr/@minnation/1775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수동적이고, 구조에 갖혀있으면서 언제나 성과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창조성을 가지고 있고, 언제나 어디서든 자신의 생각과 행동과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도, 다른 장소에게로, 다른 시간으로 나아가는 것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자기를 형성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칼 로저스가 태어나기 전에는 한참 과학주의와 계몽주의, 논리실증주의가 시대를 휩쓸고 있었다. 이성의 힘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관찰하는 현상학은 모든 것들을 빨아 들여 성과, 객체로, 자본으로, 자원으로 만들어 버렸고 과도한 인간에 대한 환원주의는 결국 인간이 기계의 부속품의 일부라는 식의 단편적이고 파편적인 인간관으로 수렴하였다.
이에 대해서 칼 로저스는 존재론적으로 다른 생물, 기계, 사물과 다르게 '인간'이 중심이 되는 '인간중심 이론'들을 만들었다. 이전에 정리했던 5P이론으로 설명하자면 가장 밑 바닥에 '존재론'을 다른 세계관에서는 보통 '자연-인간-우주-신'의 관계에서 인간이 하부에 속하는 방식으로 포지셔닝을 한다면, 인간중심 이론에서는 인간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하며 인간을 중심으로 연결된 존재론을 펼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인간이 존재론적으로 가장 중심에 있기 때문에 그 인간에 대한 정의가 중요한데, 다음에 알아볼 '인간은 자기형성적이고, 자기 실현적이다'라는 관점은 기존의 기계론적 세계관을 뒤집은 인간중심의 인식론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 기업에서는 2가지의 인간관이 존재한다. X이론은 인간이 천성적으로 게으로고 책임을 지기 싫어하기 때문에 권위주의적이고 타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Y이론에서는 인간은 높은 창의력과 자아실현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서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관리를 주장한다. 이러한 이론도 사실은 칼 로저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맥그리거McGregor가 정리한 개념이다.
이렇게 인간관까지 정리되었다면 이제 실제로 조직을 운영하는 원리도 인간 중심이 되어야 하며 '리더십-팔뤄워십-조직문화-제도'의 조직구성요소들이 한방향으로 정렬이 될 때 최고의 성과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내적, 외적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산업화시대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그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인간의 잠재성과 가능성이 내담자 중심, 그룹중심, 경험중심으로 발휘될 때 인간은 무한한 자신 안의 자원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 칼로저스의 '인간중심 이론'의 핵심이다.
인간은 자기형성적인가? 다시 말하면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꾸어 나갈려고 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근거에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을 해 보면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경우의 수를 가지고 온다. 그것은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빠져나갈 수 없으며, 스스로 개척할 의지가 없고 오히려 더 악해지거나 게을러지거나 권태로워져서 쉽게 나태하게 된다고 말한다.
물론 다른 경우의 수는 인정을 하지만 칼 로저스는 그런 게으르고, 의지박약의 인간이 원래부터 그랬다고 누가 말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 인간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누군가가 더 좋은 인간관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누군가는 악하고 게으른 인간관을 보여준다면 어쨌든 둘 다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두 인간관 모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00년대 초부터 유행한 구조주의적인 접근은 인간이 잠재성을 발휘하고, 창의성을 가지고 자신이 처한 환경과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수월한 조건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어떤 기회, 사람, 환경에서 인간은 자신의 잠재성을 충분히 발휘하여 새로운 변화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칼 로저스는 인간은 자기형성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고, 누구가 촉진적인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기가 가진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자신의 안에 있고, 자신의 가능성들을 미래로 투사해서 다양한 변화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떠한가? 동의가 되는가? 그런 경험이 있는가?
자기형성적 인간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자기실현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를 참고해 보면 인간은 최종적으로 다른 욕구들이 모두 충족이 된다면 마지막으로 자기 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킬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중심 이론에서 칼로저스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과 비전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있고 그것을 실현했을 때 진정으로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성장을 촉진하는 환경에서 적극적인 경청과 함께 촉진하는 역할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조직활동이나 그룹활동에서 자연스럽게 촉진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이해하는 리더들을 이러한 촉진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조직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자기를 이해하는 온전한 정보를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인간은 성장하기도 하지만, 삶의 여러가지 한계들을 만나고 상처도 받게 된다. 자라면서 쌓인 마음의 한계들은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낼 수 없는 벽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의 자기실현성과 자기형성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서 칼로저스는 오직 촉진적 심리태도로만 가능 facilitative. psychological attitude 하다고 말한다. 인간이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를 긍정적으로 촉진을 받게 될 때 자신의 내면의 요소를 다 사용하여 자신의 가장 최적화된 능력과 변화의 모습들을 성취하게 된다고 한다.
촉진적인 태도 3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진실과 투명성 true mind and transfarency
2. 수용과 무조건적인 긍정 unconditional positive regards
3. 공감적 이해 emphasic understand
촉진적인 태도에서 상대방과 이야기하게 될 경우 내담자의 생각과 언행이 일치하게 된다. 일치하게 되면 그 동안 조직생활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기부조화, 인지부조화를 겪었던 여러 경험들이 진정성의 영역으로 이동하여 true self라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효과적인 지속적으로 성장이 일어나게 된다.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온전한 인격으로서 그 어느때보다 큰 자유를 느끼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인간은 outside in으로 바뀌지 않고 inside out으로만 바뀐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여러 정보들과 지식들은 진정으로 자신을 바꾸지 못한다. 어찌되었든 자신의 안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사람을 다그치거나 이끌거나, 조종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진정으로 자기 스스로를 인정하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촉진적인 태도를 취하며, 그것을 막고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인간의 이해에 대한 실패는 촉진적인 심리상태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인간과 환경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복잡성에 대한 이해부족이 인과관계가 다차원적 관점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유기체에 대한 이해부족은 규칙과 발생학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인간을 동일자로 취급하면서 결국은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시켜 버렷다. 또한, 파블로프의 개실험처럼 인간을 동물적인 관점에서만 고려하다 보면 자극과 반응으로만 인간을 이해하게 되어서 반응적인 인간관으로 조직과 상대방을 조정하려고 하게 된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당근과 채찍'을 들고 있는 '거래적 리더십'이 나오기 마련이다.
서두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인간이 인간자체로 행복하지 못하고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환경은 '철학의 위기 - 지식의 위기 - 학문의 위기 - 행동의 위기 -경험의 위기- 개인의 위기'로 나타나게 되는데 '시대의 자녀들'인 인간은 웬만한 위버멘쉬(니체의 초인)이 아닌 이상 환경을 좀처럼 뚫고 나갈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십들은 구성원들의 본능적인 욕구를 촉진하는 태도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진성리더십의 진정성이 매우 큰 변화의 변수가 된다.
그럼 칼로저스가 말하는 경청만으로도 사람이 바뀔 수가 있을까?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칼로저스는 상대방을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하면 말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이 나를 경청할 때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나 자신을 인식해 간다. 인간의 전제에서 볼 때 자기 형성적 능력은 상대방의 경청으로 자신을 더 잘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일치되면서 비로소 자신 안에 그동안 가지고 있었으나 사용하지 못한 잠재력이 끌어 올라서 자기형성적 부분이 회복되고,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자기실현의 길로 넘어가게 된다.
경청하는 사람의 자세는 아래와 같이 참되고, 공감하는 이해가 필요하며, 긍정적인 응답을 함으로써 말하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제한을 받지 않고 자신의 모든 부분을 쏟아내고 다시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기형성적이고, 자기실현적인 본성으로 돌아간다고 할 수 있다.
공동체와 조직, 사회와 그룹 안에서 우리는 매번 고민하고 방황한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내가 하지 못했던,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말들은 우리의 '영혼의 무덤'에 쌓인다. 그 무덤의 무게가 깊어질 수록 인간은 점점 더 늘어지고 다운되고 우울증에 걸리거나 조현병의 초기증상을 앓기 시작한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이 이야기를 촉진적인 태도로 들어주는 분위기, 공동체, 문화 안에서는 충분히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변화를 추구하며 형성하며, 자기를 실현해나갈려고 한다. 최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는 칼 로저스의 이론이 너무나 적실성이 있다는 생각을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 적극적으로, 진정으로 경청하기 시작할 때 마르틴 부버가 말하는 '이 대화로 나는 더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 심지어 죽어도 좋다'라는 마음 상태를 가지게 된다. 그렇게 죽고서 다시 태어난 자아는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실현하고 형성하면서 삶을 바꾸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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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hGKaOn6fg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