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은 리더가 되어도 자신이 어리석은 것을 모른다
좋은 리더 밑에서
좋은 팔로워가 성장한다.
반대로 애매모호한 리더십 아래에서는 흐리멍텅한 팔로워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자신이 맡은 일의 범위와 가능성 그리고 한계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리더는 조직 안에서 업무를 제대로 분장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의 중첩이 발생하거나 비는 곳이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리더 밑에 있으면 리더가 보기에 만만해 보이는 구성원에게 일감을 몰아 버린다는 것이다. 보통 그런 경우 자신이 키우려고 하는 라인이 아니면, 가장 선하고 대들지 않는 구성원에게 넘기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리더는 자신이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가장 착한 사람에게 가장 많은 일을 시키게 된다. 구성원들은 가장 착한 동료가 가장 많은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막상 도울 수가 없게 된다.
그래 좋다. 그래도 머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연말이 되면 이러한 리더는 '평가'에 있어서 자신이 일감을 몰아줘서 뼈빠지도록 일한 구성원에서 좋은 평가를 줄리가 없다. 자신에게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나, 자신에게 좋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좋은 평가를 하게 된다. 그래서 탱자탱자 놀던 구성원도 그 리더와 친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점수를 받게 되고 그 사람은 어느덧 승진을 하게 된다. 착하게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은 어느덧 자신의 평가점수를 보면서 다운이 되지만, 또 착해서 다시 열심히 해보자면서 '월급 때문에 일하지 않는다'라고 외친다. 반대로 탱자탱자 놀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서 빠른 속도로 리더가 된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것처럼 애매모호한 일을 구성원들에게 시키고 자신이 맘에 드는 사람에게 좋은 평가 점수를 준다. 그래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대부분의 조직이 이렇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리더가 되어도 자신이 어리석은 것을 모른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얼마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모른다. 왜냐하면 자신을 객관화 시킬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객관화 해서 바라볼 수 없게 된다. 이런 리더는 '자기기만'에 빠져 있기도 하고, 감정적으로는 '방어기제'로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야기를 할 때 이를 갈고 복수를 다짐한다. 더욱이 이 사람이 어리석을 수록 자신이 하는 복수가 자신의 감정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이 응답 잘못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덕적으로 갚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이 리더가 되고 몇년이 지나면 좋은 인재들은 모두 떠나고 자신과 자신이 키워준 탱자탱자 놀던 직원만 남어서 중간관리자가 된다. 이런 사람들이 이른바 '방안의 코끼리'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조직의 문제가 된 사람들. 누구보다 자신이 열심히 하고 어떤 사람보다 일을 잘 배분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이 가진 평가의 기준과 도덕적 기준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주변에 점점 친구가 없어지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힘들어도 공감할 줄 모르면서 '힘내!'라고 말하는 사람들. 그들은 사실 좋은 팔로워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좋은 팔로워는 반드시 좋은 리더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계속해서 객관화 시키면서도 자신이 잘 걷고 있는지를 다른 사람을 통해서 피드백을 받고, 반드시 자신에 대한 글을 써 놓는 팔로워들의 성장은 '시간의 약속'이다. 반드시 좋은 리더가 될 수 밖에 없다. 좋은 리더는 '태도'가 만드는 것이다.
신기하게 '하나'를 보면 '열가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삶을 사는 태도에 있어서도 비슷할 때가 많다.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다. 문제해결을 잘 못하기 때문에 다른 이유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변명하기에 바쁘다. 책임전가를 하는 양상이 '그 시간에 내가 없었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면 '그 시간에는 내가 리더가 아니었어.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자고 해서 한거야'라고 하는 것이다. 인생의 커다란 개인적인 결정에서도 이런 식으로 하는 결이 만든진다. 그래서 좋은 리더는 대부분의 선택에서 탁월하고, 애매모호한 리더는 모든 선택에서 어리버리하다. 자신이 잘못 들어선 길에서 돌이키지 못하고 신세한탄만 하면서 '한숨'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러면 착하게 일감 몰아주기에
혹사 당한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남들 탓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 몇 배의 일을 해낸 사람이 10년이 지나면 어느덧 '진성리더'로 성장하게 된다. 누가 보더라도, 언제 살펴보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다해서 일처리를 하고 사람들을 진심으로 만난다. 항상 같은 문제라도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창의성을 보인다. 소위 말하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일어난다. 10년전에 애매모호하게 일감을 던지던 리더는 일종의 '주인'이었다면, 10년동안 애매모호하게 업무를 나누었기 때문에 체계도 없고 그때그때 맞게 하다보니 쌓인 것도 없다. 시키는 기술도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 반대로 10년동안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백방으로 힘쓰면 반응하던 사람은 어느새 그 일의 주인이 된 것을 넘어서 자신의 영역이 아닌 영역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가지게 된다. 누가 물어봐도 이것저것 경험치를 가지고 일 머리로 처리하는 것이다.
나쁜 태도는 지금은 대충 넘겨도 되는 암세포와 같다. 그러나 그것이 쌓이면 인생에서 돌일킬 수 없는 암덩어리가 된다.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태도가 만든 문제들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온다. 그 때는 속이고, 그 때는 웃으면서 야비하게 처리했던 태도들이 자기 자신에게도 문제가 되고 그것을 보아온 사람들에게도 '저 사람은 기회주의자에 일도 대충대충 해'라는 평판을 얻게 된다. 이 글에서 처음 다루었던 것처럼 이렇게 이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리더'라는 자리에 오르게 된 이유는 탱자탱자 놀다가도 자신이 잘 보여야 하는 사람 앞에서는 잘하는 척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벗을 수 없는 마스크가 자신이 되어 버려서 어느새 눈동자의 초점은 사라지고, 말투는 어눌해지고 바보같은 쓴웃음으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그런 리더가 되지 말자.
사람들에게 누가 되는 리더는 되지 말자. 내가 먼저 진정성을 가지고 솔선수범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더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자. 이용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방법을 강구한 다음에 그 사람이 이 과정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 사실 나는 15년전부터 좋은 '형'을 만났다. 얼굴도 잘생기고, 인격도 좋은 형인데. 그 형한테 일하는 과정에서 퍼실리테이션도 배우고 코칭도 배우고, 조직관리와 성과관리도 배웠다. 지금도 매일매일 배우고 있다. 이렇게 만난 것도 너무 감사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게 된다. 자칫하면 감정에 치우친 결정에 능력없음을 가릴려는 기회주의적인 리더십이 되기 쉽장이다. 좋은 모델이 옆에서 같이 일하고 있으니 더욱 배우고 더욱 낮아지고 더욱 솔선수범에 앞장서야 겠다.
이런 글을 읽을 때에도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번엔 '난가?'병처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진정성을 가진 리더는 '자기인식'을 가지고 '자기통제'를 한다. 말에서, 행동에서, 무엇인가를 요청할 때도 완전히 다르다. 진성리더가 되지 못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백업해주면서 조직에 도움이 되고 누군가에게 희망의 자리를 넘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머릿속에서 따라다니는 사건들에게 느꼈던 울분을 쓰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내가 경험한 만큼 앞으로 꾸려갈 조직에서는 좋은 리더이면서 성장시키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리더가 되면 좋겠다. 10년 후에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 있을까? 현실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서로 소통하는 공감대를 가진 리더가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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