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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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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Jan 06. 2019

임신 19주차 : 보일러가 고장나서 울지


  10cm의 <그게 아니고>란 곡엔 함께 했던 너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보일러가 고장나서’ 운다고 했다. 보일러는 무슨 의미인가. 겨울날 우리의 삶을 보장하는 귀한 존재다. 따듯한 물을 부어 몸을 쉬게 하고, 집안의 온도를 높여서 잠을 부른다.


  고마운 보일러가 갑자기 고장났다. 일시적으로 아픈 건지 아니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건진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가장 나쁜 상황은 하필 아내가 샤워할 때 발생했다.


  “여보! 나 추워요. 온수가 안나와요!”란 말을 듣고 급히 물보충을 하고 보일러를 껐다가 켰다. 난방수 온도도 올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황급히 네이버 지식인들의 지식고를 뒤져봐도 방법은 나오질 않았다.


  급기야 가스렌지로 온수를 끓이다 다시 온수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다. 아마 배관의 문제인가. 두터운 헌옷으로 배관을 감고 이제는 집 밖에 나설때도 보일러를 외출로 해두기로 했다.


  아내가 무척 피로하다. 신속히 조치를 할 수 없어서 난감하고 미안했다. 아이가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됐다. 그래도 오늘 밤만은 편안히 잠들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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