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공원을 산책하는 일이 즐겁다. 아내는 만삭으로, 운동을 해야만 아이가 얼른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 3km 남짓한 산책코스를 천천히 걷는다. 밤하늘 늦은 별은 은은한 분위기를 준다.
풋살장엔 여전히 사람들, 어른들의 조깅 모습이 보이고 우린 걷는다. 아내와 오늘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고 고민을 나눈다. 저녁엔 서로 피곤해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재미난 영상을 보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그 이상의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걸으면 대화하게 된다.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된다.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아내의 걸음을 배려하게 된다. 즐거운 일이다.
우리 딸도 세상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딛을테다. 작은 걸음, 그 걸음들이 모여 인생이 되고 삶이 될 것이다. 우린 그렇게 작은 걸음으로 세상을 채운다. 미소 짓고 웃고 발을 맞추는 일이 재밌다.
비록 아내는 아프고 힘들지만 우리 가족에게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