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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Oct 16. 2016

나는 경쟁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지는 게 싫다. 다만 이기고 싶지도 않을 뿐이다.

나는 애초부터 그랬다.

남들과 달리기 시합을 하는 데 매번 일등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매번 일등을 할 순 없었다.


그 뒤로 다른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길 수 없다면, '나만의 필드'를 만들자라고.


대학교 때, 누구도 가지 않았던 '철학' 분야에 복수전공을 신청했다.

기피하던 '교직과정'에 들어갔다.


누구도 가지 않던 섬, '위도'에 교생실습을 갔다.

미국에서도 변방, '웨스트버지니아주'에 교환학생 갔다.

해외봉사 대상지 중 가장 먼 곳, '키르기스스탄'에 해외봉사를 갔다.


방일 대학생 대표단 때도, 일본어를 못했지만 

전주에서 올라온 '지방대학생' 이미지를 가지고 영어로 면접을 봤다.

대표단 생활 때도 앞에 나서기보다 우리 조를 중심으로 조장을 맡아 생활했다.


다녀와서, 모두가 탐내는 '언론고시'를 내려놓고

원점으로 내 삶을 성찰했다.


답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것.

세계로 초점을 맞추어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 지원했으나 면접서 '낙방'


학교 글로벌사회적경제마스터링 과정에 참여하면서 '소셜벤처'를 꿈꿨고

전북 대학생 PT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생겼다.


누구도 가지 않던 그 길을 가고 싶었다. 공동체, 미국의 아미쉬, 독일의 브루더호프

프랑스의 떼제 공동체를 기반으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공동체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면서 사회적경제(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중간지원조직에 들어왔다.

일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뒤돌아보며 자문한다. 내 삶은 어땠는지

진정한 '비주류'의 삶이었는지 '주류'지만 '비주류'처럼 살려고 코스프레한 건지.


'비주류'지만, 그 분야에서만큼은 '일류', 그리고 '주류'가 되고 싶다.

이 땅의 부족한 경영자들이 나의 컨설팅으로 인해 자립할 기반을 마련해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정 '경제적 자립'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본다.

그가 연구한 부분은 학계의 '비주류'였다. 그러나 그는 꿈을 이루었다.

당당히, 누가 어떤 길을 가든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스텝을 내딛었고

결국 세상은 인정해주었다. 아니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스스로를 평하여 그는 “나는 경쟁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분야보다는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길 원했다”고 했다. 그랬다. 그는 1990년대에는 이미 한물 갔다고 생각되는 효모라는 단세포 진핵생물을, 거기에서도 비(非)인기 주제인 액포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의 발견은 모든 고등 생물계에 적용되며, 게다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요시노리의 수상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효모와 같은 모델생물의 가치, 기초과학자의 자세, 그리고 연구주제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값진 교훈을 준다."
(김선영 교수, <[스페셜 칼럼D]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 오스미 요시노리 - 기초과학의 전형 ->, 중앙일보, 2016년 10월 5일에서)

 

다시금 쓰고 외친다.

"나는 경쟁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분야보다는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원했다.

나는 이 요시노리의 자세로 

앞으로도 사회적경제 공동체 조직, 

그들의 가치 있음과 다양한 관련 모델들을 밝혀내고자 꾸준히 노력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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