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심장이 뛰는 곳
브랜드는 브랜드가 태어나고 자란 곳들과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브랜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브랜드 태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브랜드 태생은 브랜드력을 형성하고 그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
몇가지 예를 살펴보자.
1)미네소타의 메이요 클리닉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환자 중심의 운영으로 유명한 병원 브랜드 ‘메이요 클리닉’은 창립자가 군의관으로 근무했던 미네소타 로체스터에서 시작되었고, 이곳에서의 경험이 브랜드에 반영되어 성공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다. 또한 이 지역을 기반으로 브랜드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지금도 메이요 클리닉이 곧 로체스터 시티라고 할 정도로 도시 전체의 산업이 메이요 클리닉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신시내티의 동물기름, P&G
초창기 비누와 양초를 주 제품으로 생산했던 글로벌 브랜드 P&G 가 동물 기름을 많이 얻을 수 있는 미국 신시네티의 지역적 배경을 자양분 삼아 자라난 것도, 브랜드 태생과 브랜드와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3)농부들도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캠퍼
합리성과 편안한 신발의 대명사로 시작된 ‘캠퍼’ 브랜드는 스페인의 한 시골마을에서 시작되었다. 농부들이 편하게 신기위한 신발로 부터 출발했고, ‘캠퍼’ 역시 농부라는 뜻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4)비의 도시의 방수가방, 프라이탁
또 트럭용 방수천막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으로 유명한 ‘프라이탁’이 비가 많은 자전거의 도시 스위스에서 탄생했고 성장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이처럼 많은 브랜드가 그들이 위치한 지역과 상호작용하며 자라났다.
실제로 몇몇 브랜드를 담당할 때 , 그 브랜드의 본사가 있는 도시에 출장을 다녀오고
나면 해당 브랜드의 철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자연과 잘 어우러져 정비되어 있는 독일 남부지방 근교의 도로와 자연환경, 그리고 주말이면 캠핑을
즐기는 독일 사람들을 보면서 왜 BMW가 JOY와 Driving pleasure를 핵심가치를 고집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고,
이케아가 태어난 장소인 스웨덴의 엘름훌트라는 지방 소도시에서 가서는 스웨덴의 색깔이
이케아의 색깔과 많이 닮아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나무며 꽃이며, 간판이며 건물의 색깔들이 모두 이케아 가구에서 많이 봤던 색감이었다.
스칸디나비안의 디자인의 색감이 뛰어난 이유는 결국 모두 그들이 살고 있는
자연환경에 기인한게 아니었을까.
브랜드는 이처럼 자기네들이 둥지를 튼 그곳에서 브랜드의 문화를 빚어내고, 또 그곳의 문화와 어우러져서 브랜드의 색깔과 철학을 소비자에게 전파한다. 글로벌 브랜드라 할지라도, 그 브랜드의 본질인 정체성과 코어밸류는, 그 브랜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장소와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다.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당신이라는 브랜드의 가치에 영향을 끼치는 장소는 어디인가. 그곳은 당신이 성장해 온 장소일 수도 있고, 지금 당신이 머물고 있는 그 자리일 수도 있다. 그 곳은 매순간 조금씩 당신에게 영향을 끼쳤고(끼치고), 상호작용하며 당신이라는 브랜드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리라.
새로운 가치를 덧입히기 위해서 꼭 새로운 곳에 가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당신이 성장한 곳, 그리고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을 사랑하자. 바로 그 곳이, 당신이라는 브랜드를 가슴뛰게 하는 브랜드의 심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