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준비,온라인 시험, 성격유형검사
이미 앞 전의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내가 두 번의 재입사를 한 이유도 회사 내부에서 부서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드디어 이번 여름 회사가 원하는 모든 자격을 갖추었다. 내 자격증은 revalidate, 헝가리에서 추가로 Advanced UPRT라는 트레이닝을 마치고 베를린으로 넘어가 MCC 코스를 마쳤다. 그리고 회사 내부 직원 자격으로 세컨드 오피서 포지션에 지원을 했다.
올해 초 채용 때와 내가 지원했을 때의 지원요건은 조금 바뀌었다.
-Frozen ATPL
-Class 1 medicla
-Valid ME/IR
-Advanced UPRT
-Minimum 200 hours (PIC 70 hours, IR 55 hours in aeroplanes)
-ELP level 4 above
-MCC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지원 자격은 변동될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바뀌고 있다.)
필요한 서류들을 스캔해서 pdf파일로 변환하고 압축에 사이즈를 줄여 제출한 후, 회사로부터 채용 조건에 부합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메일에는 세부적으로 시간을 나누어서 적어내야 하는 양식이 첨부되어 있었다. 실수가 생기면 안 되니까 계산기를 두드리고 또 두드려서 시간을 적어내는 양식까지 제출을 마쳤다. 약 일주일 후, 온라인 시험에 관련된 링크를 안내받았다.
온라인 시험은 이 링크를 통해 준비했다. 서류를 내기 전부터 3개월짜리 패키지를 사서 사칙연산, symbolic 그리고 ATPL 문제까지 풀어보기 시작했다.
www.latestpilotjobs.com
이 홈페이지에 가면 interview preparation이라는 곳이 있다. 내가 지원할 항공사의 인터뷰 패키지가 한 달, 3달 6개월 이런 식으로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 페이지에서 가장 유용했던 것은 인터뷰를 보고 난 뒤에 조종사들이 직접 인터뷰 후기들을 남겨놓는 공간이었다. 나와 같은 포지션으로 지원을 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기 때문에 크게 기대를 안 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인터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흐름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음. 이 시험 같은 경우는 사칙연산, 분수의 곱하기, 나누기, 도형의 규칙 찾기, 물리 계산정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회사에서 링크를 보내주면 가이드라인을 알려준다. 인터넷이 잘 터지는 조용한 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험을 치라고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커닝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나의 컴퓨터에서 다른 페이지를 켜게 되면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락다운이 되게 되어있다.
나는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옆집 성숙이네 컴퓨터를 빌려 인터넷 기계 바로 옆에 테이블을 두고 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다가 성숙이의 컴퓨터가 시스템 업데이트 창을 보여주는 거다. 어 뭐지 뭐지? 시스템 업데이트 창을 끄는 동시에 내 시험 페이지도 꺼져버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허둥지둥 온라인 시험 가이드라인이 적힌 곳에 들어가서, 혹시 페이지가 예상치 않게 닫히게 되면 어디에 연락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았다. 다행히 주말이 아니었고, 근무 시간이었던 터라 시스템 복구해 주는 팀과 바로 연락이 되었다. 다시 그분들이 보내준 링크를 열어서 시험을 쳤다. 휴. 그 짧은 몇 분 사이에 땀이 몇 방울이나 흘렀던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시험을 쳤다.
결론은 lastes pilot과 비슷한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lastes pilot에서 hard level이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면 이 온라인 시험은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이거 풀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 엄마가 꾸준히 시켜준 눈높이가 몇 십 년 뒤에 여기서 빛을 보는구나'
제한 시간은 30분이었고 문제가 시작되기 전에 유형에 관한 설명 프레젠테이션이 미리 나온다. 그것을 다 읽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30분의 시험이 시작된다.
음.. 이건 영어 버전의 MBTI 같은 느낌이었다. 1,2,3,4,5 다섯 가지 단계로 나의 성향을 표현하는 것으로 질문이 100가지가 넘었다. 중복되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것 또한 나의 성격의 일관성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성격 유형 검사 시험에는 시간제한이 없었고,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기. 이것이 바로 이 검사를 하는 포 인 트!
이 모든 과정을 다 끝내고 이틀이 지났다.
pilot selection team에서 전화가 한 통 왔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러면 안돼 멎으면 안 돼. 다음 면접도 가야 하니까.
10월 2일에 면접에 참석할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10월 2일이라.. 내가 새벽에 돌아오는 스케줄이었고, 면접에 참석하라는 날로부터 시간은 이틀 밖에 없었다. 너무 촉박했고 비행을 다녀온 그날 면접을 보기에는 내 컨디션에 100프로가 아닐 것 같았다. 사정을 설명하자 pilot selection team에서는 쿨하게
"그럼 어쩔 수 없지, 다음 slot 이 생기면 연락할게"
뚜 뚜..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 내 스케줄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다음 면접 slot을 받기 위해서는 내 오프날을 보내야 그들도 알게 아닌가.
그래서 나의 쉬는 날이 언제인지 이메일에 적어서 보냈다. 다행히 나는 10월에 노는 날이 너무너무 많았다.
그리고 10월 25일, 26일 이틀 동안의 면접을 보게 되었다고 invitation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