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은 결국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아이와 함께 배우는 시간
_가르침은 결국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쉬는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학원 대청소를 하며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고 있던 그날,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선생님, 오늘 학원에서 공부해도 돼요?” 순간 망설였지만, 곧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쉬는 날 공부하겠다는 그 마음이 얼마나 예쁜가요. 나는 청소하던 손을 멈추고, 학원으로 뛰어나갔습니다.
학원 앞에 서서 나를 기다리던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모습은 봄 햇살처럼 반가웠습니다. 그 친구는 곱하기와 나누기를 막 넘어서 이제 막 분수를 배우는 단계였습니다.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고, 스스로 해결되지 않아 답답함이 쌓여 있던 아이였습니다.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낸 그 의지가 무엇보다 소중했습니다. 아이의 공부는 ‘결과’보다 ‘변화’로 설명되는 중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숙제를 하기 싫어하던 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학원 문을 두드리고 있었으니까요.
나는 아이에게 종종 말합니다. “공부는 공부로만 끝나는 게 아니야. 마음과 실천이 함께 가야 진짜 공부가 되는 거야.” 선행이나 숙제의 양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입니다. 마음이 닫혀 있으면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배움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마음이 열려 있으면, 한 문제를 풀더라도 그 안에 세상의 이치를 배우게 됩니다. 그날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했습니다.
이해가 어려운 개념은 예를 들어 설명했고, 아이가 직접 나에게 다시 설명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말문이 막히고 머뭇거리던 아이가, 몇 번을 반복하자 점점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설명할 수 있는 단계’로 성장하는 모습이 정말 대견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줄도 모를 만큼 몰입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 아이는 가방을 메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공부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음에도 같이 공부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내렸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가 마음속에 심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였습니다. 성적보다 더 값진 것은 ‘배움이 주는 즐거움’을 함께 느끼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믿습니다. 공부는 단지 머리로 하는 일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일이라고. 배우는 과정은 조용하지만, 그 안에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숨어 있습니다. 아이가 느낀 오늘의 기쁨이 언젠가 스스로를 믿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함께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아이의 변화는 나의 변화로 이어지고, 그 조용한 배움의 순간들이 우리의 하루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오늘도 나는 그 조용한 위로를 믿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새로운 배움의 불씨를 지피고 싶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두 번 배우는 것이다.”
_조셉 주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