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오르지 않은 이유
“선생님,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안 올라요.”
어느 날, 한 학원생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선생님, 내일 사회 시험인데 어떡하죠?”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시험 일정을 미리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습니다. 이 아이는 시험 하루 전에야 시험 소식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앉혀놓고 천천히 물었습니다.
“사회는 내용을 이해하면서 공부하는 게 제일 좋아. 그런데 시간이 부족하거나 이해가 잘 안 될 땐, 중요한 부분을 외우는 것도 방법이야. 단원마다 주제와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반복해서 읽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거든. 시험 범위는 어디까지야? 사회책 가져와 볼래?” 그런데 아이는 머뭇거리며 말했습니다.
“책… 안 가져왔어요.”
그 한마디에 제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습니다.
하루 전에서야 시험 소식을 들었다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더 아쉬운 건 ‘공부를 하겠다’고 찾아온 아이가 정작 교과서를 챙기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순간, 왜 많은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학원 시간표는 빽빽하고, 문제집은 책상 위에 쌓여 있지만, 정작 기본적인 공부 습관은 잡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공부’는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시험이 무엇인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무엇을 먼저 공부해야 하는지를 아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기본’을 가르칩니다.
시험 범위를 교과서에서 직접 찾아보는 법, 중요한 내용을 표시하는 법, 틀린 문제를 다시 정리하는 법. 이 단순한 과정이 공부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문제집을 풀어도,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공부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책 보다 영상에 더 익숙하고, 연필보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더 자주 사용합니다. 글보다는 영상의 자극적인 속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긴 글을 읽는 걸 어려워합니다. 모르는 단어를 그냥 넘어가고, 문장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문제만 풀어내려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기초로 돌아가야 합니다.
공부의 기본은 읽고, 쓰고, 생각하는 힘입니다. 이 세 가지가 약하면, 어떤 공부법을 적용해도 실력은 단단해지지 않습니다. 마치 글자를 배우는 아이에게 한글의 모양과 소리를 다시 가르치듯, 공부의 시작 또한 기초를 다지는 일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는 잘하려는 마음보다, 준비하는 마음이 더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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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잘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교과서도 펴지 않고, 시험 범위조차 모른다면 그 마음이 진심인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라는 단어를 붙여도, 방향이 잘못된 노력은 결국 제자리를 맴돌 뿐입니다. 공부에는 요령보다 기본의 힘이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빠른 길이 많지만, 공부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기본을 무시한 성취는 언젠가 무너지고, 기본을 지켜온 사람만이 오래갑니다. 문제를 푸는 속도보다, 개념을 이해하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점수를 올리는 기술보다, 스스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더 값집니다.
공부를 하면서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는 법’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어떤 일이든, 기본에 충실하자. 기본을 지켜가는 사람이 결국 가장 멀리 갈 수 있어.”
공부는 단 한 번의 성적으로 끝나는 여정이 아닙니다. 기초 위에 쌓아 올린 작은 반복과 습관이, 결국 평생의 힘이 됩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공부의 본질입니다.